'콘크리트 유토피아' 언론배급시사회
엄태화 감독 복귀작 8월 9일 개봉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이병헌의 눈 갈아끼운 연기가 온다.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을 비롯해 엄태화 감독이 자리했다.

이날 자리한 배우들은 '촬영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혹한 설정의 이야기를 한여름에 찍었던 것을 꼽았다. 이병헌은 "폭염 날씨에 한겨울 옷을 입고 촬영을 해야되는 부분이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며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지만 늘상 그 인물이 처한 상황 그 캐릭터에 끊임없이 가까이 가려고 몸부림 치는 것들이 배우들에게 늘 힘들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황궁아파트 대표 영탁 역을 맡은 이병헌은 극 중에서 다채로운 심경의 변화를 극적으로 그려내며 '눈 갈아끼운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와 관련 앞선 제작보고회에서 박보영은 이병헌이 동료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촬영에 들어가 분노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갈아 끼운 것 같았다"고 말해 이목을 끈 바 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병헌은 이 작품에 대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것은 나오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극단적인 선이나 악이 아니라 정말 상식적인 선 안에서 선과 악이 존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이타심이 적정선에서 조금씩 다르고 같았던 거 같다"고 했다.

"영화가 현실적"이라는 이병헌은 "보통의 인간들이 모여서 극단적인 상황에서 서로 보여지는 인간성이 이야기의 재미였다. 오랜만의 블랙 코미디였고,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스릴감을 가져가면서 중간중간 블랙코미디의 색깔도 확실하게 보여지는 영화는 너무 오랜만이라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신나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박서준은 역시 "더위 말고는 연기 면에서 어려움은 없었다. 역할을 표현하고자 받는 스트레스는 좋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며 "그보다 아파트 세트라든지 그런 주변 환경들을 굉장히 현실감 있게 준비해주셔서 오히려 집중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던 현장이었다"고 돌아봤다.

박보영은 "개인적으로는 명화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박보영이 튀어나와서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서 도움을 주셔서 잘 힘내서 찍을 수 있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박서준과 박보영은 신혼부부 민성과 명화로 각각 분했다. 신혼부부인 민성과 명화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각자의 가치관과 입장 차이로 갈등을 겪게 된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와 관련 박서준은 박보영과 부부 연기를 한 것과 관련 "작품 촬영하고 2년 만에 보게 되어서 신선하고 촬영할 때 생각도 난다. 이 둘의 관계가 제 3자로 보려고 노력했는데 참 짠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며 "아쉽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더 예쁜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짠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보영 역시 "저도 비슷한데 저희의 꽁냥꽁냥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께 아쉬울 수 있지만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만족하고 싶다"며 "기회가 되면 나중에 꽁냥꽁냥한 작품으로 호흡을 맞춰서 보여드리면 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엄태화 감독은 "두 배우분의 꽁냥꽁냥한 부분을 보고 싶으면 극 중에 민성(박서준)이가 운영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다. 이 재난 전에 두 사람이 어떻게 꽁냥꽁냥하게 지냈는지 알 수 있는 전사다"고 덧붙였다. 부녀회장 금애 역의 박선영, 혜원 역의 박지후, 도균 역의 김도윤 역시 대지진과 강추위라는 재난 상황 속 자신의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영화는 어둠과 빛을 사용한 연출이 시선을 끄는데 이와 관련 엄태화 감독은 피카소 회화의 대표작인 '게르니카'를 레퍼런스를 참고했다고 전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엄태화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하면서 '현실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엄 감독은 "오늘 저녁에 집에 들어갔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CG 디테일을 살렸고, 리얼함에 포커싱을 뒀다"며 "더불어서 현실에서 오는 블랙 코미디, 한국 사람 사람이라면 이런 재난이 벌어졌을 때 이럴 거 같다는 부분을 잘 살려 보려 했다. SF나 판타지가 아닌 정말 현실적인 시선이 차별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를 담는다.

오는 8월 9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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