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 엄진숙 役 염정아 인터뷰
'밀수' 7월 26일 개봉
배우 염정아/사진 = 아티스트컴퍼니
하늘빛의 단정한 원피스를 입은 배우 염정아(51)와 대화는 꾸밈 없는 그의 성격을 오롯이 담고 있었다.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담백한 말투가 극 중 염정아의 캐릭터 진숙과 꼭 닮았다.

염정아는 2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

염정아는 '밀수'에서 평생 물질만 하다 밀수판에 가담한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부터 선장인 아버지 따라 커온 그녀는 동네 해녀들을 다부지게 지켜온 해녀였고, 살기 위해 밀수판에 가담하게 된다. 염정아는 넘치지 않게, 모자라지 않게 이 같은 진숙 캐릭터 자체가 되어 표현했다. 염정아는 '밀수'를 통해 얻은 것은 '사람들'이라며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호흡을 맞춘 김혜수는 자타공인 '칭찬 요정'이었다. 염정아 역시 "혜수 언니가 칭찬을 참 많이 해주셨다"며 "'너는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연기하는데 그게 다 전달 돼'라고 해주셨는데, 그게 저한테 최고의 찬사인데 100번도 넘게 해주시더라. 그렇게 제게 힘을 주시는 분"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밀수' 메가폰을 잡은 류승완 감독에 대해선 "액션 영화의 대가"라며 "집요하게 끝까지, 원하는 거 나올 때까지 정확하게 디렉팅을 한다. 그래서 배우가 정말 내 연기만 잘하는 현장을 만들어 준다. 다른 걱정 하나도 안 해도 되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류 감독님 명성에 걸맞는 화려하고 멋있는 액션이 나왔고,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으로 다양하잖아요. 시원한 바다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물 속 액션들이 '밀수'가 가진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재미있잖아요. 웃기고. 오락 영화의 미덕 아니겠어요?"
배우 염정아/사진 = 아티스트컴퍼니
배우 염정아/사진 = 아티스트컴퍼니
염정아는 권상사 역을 맡은 배우 조인성에 대해선 "주변에서 조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입을 모아 '너무 괜찮다'고 하더라. 주변 사람들을 다 케어하는 좋은 인품을 가진 배우라고 들었는데, 그 얘기가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신이 그렇게 많이 겹치지는 않았는데,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요즘 홍보하면서 좀 더 자주보게 되는데 사람이 참 좋아요. 물론 멋있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인 거 같아요."

장도리 역의 박정민에 대해선 "'시동'에서는 우리 아들이었다. 딱 '밀수' 현장에 왔는데 우리 아들 없어지고 머리 볶고 살 찌운 장도리가 있더라. 많이 먹더라. 캐릭터 때문에 살을 좀 찌웠던 것 같다. 최근엔 다시 빠졌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다방 마담 고옥분 역의 고민시는 "사랑스럽고 착한 막내"라고 소개했다. 염정아는 "(고)민시는 진짜 너무 예쁘다. 너무 사랑스럽고 착한 막내다"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오더라. 사실 어린 친구들 대하는 게 어렵지 않나. 민시나 (박)경혜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없었다. 정말 편했고, 정말 동료처럼 편하게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한 염정아는 배우로서 하나씩 도전하며 넘어서는 것이 즐겁다며 미소를 지었다. "숙제가 주어지고 저는 이걸 해결하고, 넘어서고 할 때마다 스스로 칭찬도 하면서 재미있어요. 지금 제 나이에 물질하는 걸 언제 해 보겠어요? 보통이라면 이런 일을 할 일이 없는 거죠."

염정아는 배우가 아닌 '인간' 염정아의 이야기도 꺼냈다. "일 안 할 때는 생활인"이라고 밝힌 염정아는 "일이 없을 때 저는 엄마이고 아내다. 일과 완전히 분리된다"며 웃었다. "그게 연기할 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아요. 제가 그냥 생활을 한다는 거 자체가. 평상시에는 배우가 아니에요. 그냥 생활인이라고 해야 되나? 엄마이고, 아내기도 하죠. 그런 것들이 땅에 발을 붙이는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 줘요."

배우 염정아/사진 = 아티스트컴퍼니
슬하 1녀1남을 둔 염정아는 "어제 아이들이 영화를 보고 갔다. 다행히 재미있게 보고 갔다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태어나서부터 일하는 엄마였기 때문에 자랑스러워 한다거나, 창피해 한다거나 그런 것보다 그냥 엄마인 거 같아요. 아이가 '엄마가 수영 제일 못하는 거 같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하하,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니 좋더라고요."

염정아는 이번 '밀수' 작업을 통해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혜수를 비롯 해녀 역할의 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웃었다. 그는 "사람들이 남은 작품"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이 멤버를 또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밀수'가 관객의 사랑을 받기를 바라는 이유는 또 다른 '밀수'의 탄생을 바라서다. "'밀수'가 사랑을 받으면 또 이러한 영화들의 제작이 이뤄질 거고, 그게 계속 이어진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아무래도 오락영화니까 재미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좋은 판에서 함께 연기했다는 게 자랑스럽고 좋았어요. 저희 아이들이 좋았다고 인증했으니까 재미있을 거에요. 꼭 보러 와주세요."

'밀수'는 지난 26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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