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내한 기자간담회
영화 '바비'에서 주연을 맡은 마고 로비가 공감할 수 있는 바비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바비가 바비 인형을 주제로 하는 만큼, 내용이 유치할 수도 있다는 예비 관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설명으로 해석된다.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바비'(감독 그레타 거윅)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마고 로비, 아메리카 페레라와 그레타 거윅 감독이 참석했다.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마고 로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예상치 못한 여정을 떠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 '레이디 버드'와 '작은 아씨들'을 연출했던 그레타 거윅이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어제(2일) 처음으로 내한한 마고 로비는 "믿을 수가 없었다. 열광적인 환대였다. 전혀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에서 생일을 맞은 마고 로비는 "눈물이 날 뻔했다. 생일을 기념했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 하루 만에 축하를 많이 받았다. 한국 팬들이 너무 친절하다. 핑크 카펫에 와서 팬들을 만나니 기대감이 다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바비 인형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에 관해 마고 로비는 "바비 인형을 가지고 놀지는 않았다. 진흙탕에서 노는 스타일이었다. 다른 여자아이들은 바비 인형을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장난감이나 인형의 경우 자기 자신을 반영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어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그레타 거윅 감독에게 무한한 신뢰를 드러낸 마고 로비는 "배우로서 그레타 거윅의 작품들을 많이 봤다. 연기한 캐릭터도 뛰어나고 감독으로서도 비전이 뛰어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으신 분이다. 영화사, 기술에 대해서 박학다식하고 그것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분과 함께 하는 것에 머뭇거릴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바비 인형 역할에 부담감이 없었느냐 묻자 마고 로비는 "전형적인 바비가 나의 배역이었다. 1959년에 처음 만들어진 금발 머리의 바비였다. 중요한 부분은 실제 여성과 상상의 여성성이 완전히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라는 배역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알려준다. 여성을 대표하는 인형을 통해서 우리가 배우는 것 같다.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싶었다. 스크립트 자체가 유머 코드도 있고 메시지도 좋았다"고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마고 로비는 바비를 표현하기 위해 "과잉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산만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공감을 하면서 바비를 따라가게 하려고 했다. 재밌는 연기 작업이었다"고 배역을 연기하면서 고민하던 지점을 밝혔다.
처음으로 내한한 소감에 대해 아메리카 페레라는 "팬들이 따뜻하게 맞아줬다. 영화 풋티지를 팬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신났다. 한국이라는 아름다운 나라에 올 수 있어서 기쁘다. 이 도시에 '바비'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어제 팬들도 이제껏 봤던 광경을 뛰어넘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바비 인형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에 관해 아메리카 페레라는 "어릴 때, 바비 인형들과 많이 놀지 않았다. 그렇기에 바비라는 제목의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에 스스로도 놀랐다. 지금은 다양한 바비 인형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이라면 바비를 더 잘 가지고 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인하고 주체적인 모습도 많이 나온다"고 에피소드를 설명했다.ABC의 코미디 드라마 '어글리 베티'에서 베티 수아레스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아메리카 페레라. 그는 '바비'에서 인간 글로리아 역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많은 면에서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을 보면 (주제가) 비슷한 외모의 배우가 출연하거나, 비슷한 문화권 사람들이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비는 굉장히 아름답고 희망찬 캐릭터로 인간 여성 없이는 바비가 있을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안다. 소녀들은 바비를 가지고 놀고 여성이 된다. 나도 그레타 거윅 감독이 성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바비를 통해 한다는 것을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메리카 페레라는 “‘바비’가 우리한테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순 없다. 이 영화를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우리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서로 축하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가장 큰 버전’이라는 것. 우리는 완벽하게 태어났고 그렇다는 것, 인식하는 것, 위치를 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라고 덧붙였다.
'바비'의 연출을 맡은 그레타 거윅은 감독과 함께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 그는 연속된 할리우드와의 작업에 대해 "사실 운이 좋았다. 작가로서 감독으로서 좋은 작품들에 참여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 생각하는 작품들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여성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고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들을 하는지에 기본적인 관심이 있다. 그런 호기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것이 커리어적으로 많이 발전이 된 것 같아서 감사함을 느낀다. 영화화하고 싶은 작품과 주제들이 있다. 한 작품을 하는데 3년에서 4년 정도 걸린다. 다작을 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좋은 영화들을 계속해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바비'의 작가와 연출 제안을 맡은 이유에 대해 그레타 거윅은 "처음에 든 생각은 마고 로비와 작업하는 것에 제작자로서 참여했던 작품도 좋았기에 기대가 됐다. 바비 캐릭터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라서 걱정이 컸다. 시대를 앞섰고 뒤처졌던 면이 있어서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했다"고 설명했다.
바비 인형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에 관해 그레타 거윅은 "동네의 언니들로부터 많이 물려받았다. 다른 여자애들보다는 나이가 들 때까지 바비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바비 덕분에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레타 거윅은 "현재 바비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바비의 모습은 굉장히 다양하다. 모든 여성이 바비고, 모든 바비가 여성이라고 할 정도다. 바비의 정체성이 모든 사람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마고 로비의 전형적인 바비는 한마디로 바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고 마고 로비가 맡은 배역에 관해 덧붙였다.
또한 그는 "'바비'의 기획 자체가 영화인으로서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박스에서 세계로 나가는 것이 재밌었다. 50년대 뮤지컬 레퍼런스를 가지고 출발한 작품이다. 초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영화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레퍼런스를 봤다. 개인적으로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아무도 '50년대 영화와 비슷하게 만들어라'라고 하지는 않았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내가 들어가고 싶은 세계에 관한 영화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바비'는 개봉 전부터 공개된 예고편의 세트장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세트장이었다던 그레타 거윅은 "거의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들 감탄했던 것 같다. 현실 세계가 아닌 것 같은 바비랜드가 잘 만들어졌다. 1년 정도 제작 기간을 거쳤다. 인형의 세상이기에 현실과는 많은 제약이 있기에 많은 소품이 어떤 모습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1959년의 시대적 미학을 차용하려고 했으며 장난감의 세상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했다. 미니어처로 먼저 작업을 하고 촬영해서 합성도 많이 했다. 비율을 잘 활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방문한 소감에 관해 그레타 거윅은 "한국에 와서 오랜 기간 여행하고 싶다. 한국에 다시 올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고, 아메리카 페레라는 "따뜻한 환대 감사하다. 서울에 온 것이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고 로비는 "트레일러에서 보여드린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영화가 위트있고, 스마트하다"고 설명했다.
'바비'는 오는 7월 19일 개봉.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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