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켓값 15000원 시대 도래
'더 퍼스트 슬램덩크'·'스즈메의 문단속'·'범죄도시3'
익숙한 영화로 실패 없는 선택 선호하는 관객들


영화 티켓값 15000원 시대에 도래한 2023년,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티켓값에 관객들은 '아는 맛'을 택했다. '익숙하면서도 확실하게 재미가 보장되고 돈과 시간 모두 낭비하지 않을 영화'만 관람하겠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더이상 '모험'을 하지 않는다.


2023년은 어느 때보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강세를 보인 해다. 지난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0·40대 관객을 시작으로 10·20대 관객까지 모으는데 성공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로 199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특히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원작자의 참여 뿐만 아니라 더빙판에서는 TV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부터 강백호를 연기했던 강수진 성우의 참여로 향수를 자극시킨 아는 맛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90년대 당시 청소년이었던 30·40대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모을 수 있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월 4일 개봉 후 입소문을 타며 장기 흥행에 성공해 총 누적관객수 469만명을 기록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은 3월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이어졌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2017)과 '날씨의 아이'(2019)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 이름을 알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특히 전작 '너의 이름은.'은 총 누적관객수 386만명을 기록하면서 국내 관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로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을 이은 '재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총 553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일본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개봉 작품을 통틀어 역대 흥행 100위권까지 진입했다. 이번에도 관객들은 '신카이 마코토'라는 익숙한 감독의 작품을 관람함으로서 '안전함'을 택했다.

'범죄도시2'에 이어 '쌍천만' 기록을 앞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 또한 관객들에게 익숙한 '아는 맛' 영화다. 5월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는 개봉 첫날부터 관객 74만명을 기록하면서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범죄도시3'는 작년 11월 개봉한 '올빼미'(감독 안태진) 이후 2023년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영화이기도 하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범죄도시1'과 '범죄도시2'와 같이 마동석이 주연을 맡았다.

'범죄도시1'과 '범죄도시2'는 각각 총 누적관객수 688만명, 1269만명을 기록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실패 확률 적은 '안전한' 프랜차이즈라는 인식을 공고히 했다. 또한 두 작품을 거치면서 마동석은 '마석도'라는 역을 '확실하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로 굳혀 관객들에게 '아는 맛'을 선사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2023년,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1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 OTT 서비스의 한달 구독료와 맞먹는 티켓값에 국내 관객들은 실패 없는 '익숙함'을 택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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