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명세빈이 불륜녀 캐릭터를 연기하며 욕 먹을 각오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명세빈은 능력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서인호(김병철 분)의 불륜 상대인 최승희 역을 맡아 복합적인 감정들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첫사랑 이미지를 깨고 불륜녀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명세빈은 분노 유발 '빌런'임에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짠함'을 불러일으키며 호평받았다.명세빈은 "욕먹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불륜녀가 좋은 이미지는 아니니까"라면서도 "단순한 불륜녀보다 최승희라는 인물의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의사로서, 자라온 환경으로서의 당당함과 그 안에 상처, 자격지심 등을 표현하고 싶었다. 승희의 어긋난, 상처 입은 삶에 중점을 뒀다. 불륜녀니까 숨는 게 아니라,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타당성이 확고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제가 최승희 역할을 해서 전달감이 더 좋고, 진정성 있어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일반적인 불륜녀 이미지가 아니라서요. 그래서 사람들이 승희의 입장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극 중 최승희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외모, 출중한 능력을 갖춘 인물임에도 차정숙(엄정화 분)과 결혼한 첫사랑 서인호(김병철 분)의 아이를 낳고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 이에 대해 명세빈은 "드라마에서 표현이 많이 되지는 않았지만, 최승희와 서인호는 첫사랑의 감정을 넘어 소울메이트 같은 느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집안 환경 등이 비슷하다 보니 서로가 가진 결핍이나 힘든 감정들을 나눌 수 있는 첫 사람이었던 거다. 그리고 그런 첫사랑이 다른 여자와 원나잇을 해서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자신을 버리지 않았나. 그게 최승희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미국에서 나름의 삶을 살려고 했는데, 인호를 우연히 만나 임신을 한 거다. 여자로서 이 아이를 지울 수 있을까 생각하면, 나도 바로 결정은 못 내렸을 것 같다. 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많은 갈등을 겪다 보니 시간이 지났을 것이고, '네가 보고 싶었어' 라는 대사처럼 그 아이를 느끼고 싶었을 거고, 가족에 대한 부재가 컸던 인물이기에 자기 가족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명세빈이었다면 최승희와 같은 선택을 했을까. 그는 "나도 모르겠다. 한국에 있을 때와 외국에 있을 때의 마음이 다르니까. 감성적일 수 있지 않나. 미국에 가서 다시 만난 선택이 조금 아쉽긴 하다. 나였다면 애초에 만나지 않고 브레이크를 걸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