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유재석, 강호동./사진=텐아시아DB


누구에게나 변화와 위기는 찾아온다. 데뷔 30년 차 이상의 노련한 베테랑 MC들도 피해 갈 수는 없다. 굳건한 '톱'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선택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역시 마찬가지다.

'2022년 K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데뷔 33년 차'에도 굳건한 존재감을 과시한 신동엽. '동물농장'부터 '불후의 명곡' 등 장수 예능을 이끄는 노련한 진행 솜씨와 함께 적재적소에 날리는 19금 유머들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았지만, '음란 마왕'이라는 타이틀이 최근 족쇄가 되어 돌아왔다.
'성+인물: 일본편'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는 신동엽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성+인물'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일본 AV 성 산업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위도 모자라 신동엽이 AV 배우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자아내게 한 것. 이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즐겨보는 '동물농장'에 게시판에는 신동엽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신동엽이 '동물농장'에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불법적인 행동을 한 것도 아니기에 하차까지 요구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지난해 10년 만에 '대상'까지 받은 신동엽 이미지에는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성+인물' 제작진 역시 논란에 대해 "신동엽에게 죄송한 일이 됐다. 하차 이야기로 연결된다는 것은 죄송한 일"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공개 사과까지 했지만, 등 돌린 일부 대중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다.
'강심장 리그' 티저./사진제공=SBS


프로그램들의 부진으로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는 강호동은 새 예능들로 재기를 노린다. 현재 강호동이 출연 중인 예능은 '아는 형님', '편먹고 공치리5 승부사들', '고기서 만나' 3개다. 성적은 모두 좋지 못하다. 유일한 장수 예능인 '아는 형님'은 3%대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편먹고 공치리5'는 지상파 예능임에도 2%대를 간신히 유지 중이다. '고기서 만나'는 0%대 굴욕을 겪고 있다.

강호동에게도 이는 뼈아픈 상황. '무릎팍도사', '스타킹', '1박 2일' 등을 이끌며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에 비하면 현재는 '국민 MC'라는 단어가 무색한 성적이기 때문. 그러나 이러한 위기도 기회로 바꿔야 하는 것이 강호동의 숙제.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강호동은 이승기와 손을 잡고 '강심장 리그'와 '형제라면'을 선보인다.강호동에게 '강심장 리그'는 위험한 도전이기도 하다. 10년 전 '강심장'의 인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기 때문. 강호동 역시 티저 영상에서 "마냥 즐겁진 않았다. 이야기를 가진 출연자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벌써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승기가 '강심장 리그'를 이끌어갈 간판스타다. 난 이제 진행을 승기 쪽으로 넘기고 플레이어로서 활약할 것"이라고 변화의 방향성도 언급했다.

유튜브 '핑계고' 영상 캡처.


이러한 변화는 유재석에게도 찾아왔다. 4년간을 이끌어 온 '놀면 뭐 하니'가 재정비 9개월 만에 또다시 개편을 강행한다. 제작진과 멤버들 모두 변화할 것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유재석에게도 많은 책임감의 무게와 고민이 따르기 마련. 유재석은 최근 유튜브 '핑계고'를 통해서도 '유라인'이라 일컫는 인맥 예능에 관한 생각과 개편으로 인한 멤버 하차에 관한 속내를 밝히면서 "남아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아프다. 같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누구보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MC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부터 숏폼 예능, 라이브 소통 예능 등 새로운 형식들을 습득하며 시대의 예능에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4년 연속 1위, 예능인 브랜드 평판 1위로 이어졌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려간다면 또다시 올라가는 길도 존재한다. 여전히 '유강신'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이 대한민국 예능 MC계의 '톱'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이들로 인해 예능 판도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그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 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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