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인기만큼 논란도 거세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대행사’ 최고 시청률 기록을 깨고 올해 JTBC 드라마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속 왜곡된 인식을 안겨줄 수 있는 몇몇 설정들이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작품.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학 드라마지만, 불륜, 고부 갈등 등의 이야기와 주인공의 성장사에 초점을 맞춘 가족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기존 의학 드라마와 달리 의학적인 용어 설명자막 역시 없다. 의학 용어 몰라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닥터 차정숙’은 의학 드라마를 빙자한 가족 드라마라고는 하나 엄연히 메디컬 장르물. 그래서 이를 가볍게 여긴 듯한 몇몇 표현들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1회에서부터 한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 급성 간염에 걸려 입원한 차정숙이 건강원 식품을 지어온 모친에게 "나 해준 그 약, 어디서 지었냐. 원래 한약을 잘못 먹으면 급성 간염 올 수도 있거든"이라고 말한 것.이후 차정숙의 시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며느리에게 간 이식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을 보고 사돈에게 "이렇게 된 거 사돈 탓이 제일 크지 않냐. 이게 다 그 싸구려 보약 때문 아니냐"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담겼다.
이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닥터 차정숙'이 한의학을 비하하거나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을 넣었다며 비판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도 JTBC에 공문을 보냈다고 전해졌다. 이 장면은 다시보기에서 편집되거나 대사가 묵음 처리됐다.
지난 7회에서는 크론병을 ‘못된 병’이라고 칭해 문제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크론병 환자 에피소드가 다뤄졌는데, 병원을 찾아온 환자의 장인과 장모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라며 비난한 것. 이에 환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크론병은 유전이 아니다", "어린 환우들에게 상처 주는 드라마"라고 비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수십건의 민원이 제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크론병은 장의 정상 면역체계가 망가져 외부에서 들어온 균이나 음식 등 해로운 물질을 이겨내지 못해 우리 몸 곳곳에 궤양이 생기는 병. 장기간 관리를 해야하는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될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미연에 막을 수 있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이 가능하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드라마인 만큼, 더욱 신중을 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는 대목. 이와 관련 JTBC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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