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주가 조작 세력에 가담 의혹
아내 서하얀 이름으로도 15억 투자
30억으로 한 달 반 만에 58억까지 수익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가수 임창정이 주가조작 세력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작전 세력에게 '신분증'을 맡기고 대리투자하게 했던 그는 한때 수십 억의 이익을 내기도 했다. 작전 세력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에도 출연했고 이들이 인수한 골프장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을 내고 있던 종목은 며칠 사이 하한가를 쳤고, 주자 조작 정황을 포착한 금융당국은 연루된 10명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임창정은 이 세력에 연루된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그의 입장은 '전혀 알지 못했다'다. 오히려 자신은 1억 8900만 원이 남았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몰랐다'는 말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의심만 키울 뿐이다. 임창정은 수익이 났을 땐 입을 다물었고, 마이너스가 된 상황에 처하자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정말 수상한 움직임을 몰랐을까.


수사당국에 따르면 주가조작 세력은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금융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주가를 급등시키지 않고 하루에 0.5%에서 1%씩 올렸다. 투자자들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으로 앱을 설치하고 매도와 매수를 반복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주소지 근처 ip로 접속해 정상거래인 것처럼 보이도록 자택 주소와 사무실 주소까지 받았다.

거액 투자자에겐 노트북을 지급했다. 지정한 시간에 노트북을 켜면 작전 세력들이 이 노트북에 원격 접속해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창정도 이들에게 신분증을 비롯해 명의를 넘겼다. 임창정은 자신의 연예 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에 파는 대신 그중 30억을 이들에게 재투자했다고 한다. 15억은 자신의 이름으로 15억은 아내인 서하얀의 증권사 계정에 넣었다. 이들에게 맡긴 임창정의 30억은 한 달 반 만에 58억이 됐다. 임창정은 "어떤 종목인지 모르지만, 그래프만 보게 되니까 이익이 좋고 수익이 얼마만큼 났다고 하니 되게 좋겠다"고 밝혔다. 하루에 1% 내외로 올라간 종목이 한 달 반, 약 30거래일만에 58억이 되려면 신용거래를 통한 '빚투'를 필수적으로 해야한다. 임창정도 신용매수를 통해 84억원어치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폭락으로 손해를 봤다. 이게 '누군가에게 당했다'라는 표현"이라고 피해를 주장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어불성설이란 지적이 많다. 제대로 된 운용사라면 투자 대상과 위험 등을 투자자에게 설명하고 운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있다.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부터 미심쩍은 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30억원이나 되는 고액을 맡긴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상적으로 운용을 위탁받은 곳이라면 어떤 종목에 어떻게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투자자에게 세세하게 설명하는 게 기본"이라며 "30억원이면 증권사에서도 별도로 관리받을 만큼 거액인데 어떻게 투자되는지도 몰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30억원이 아닌 300만원을 투자하고도 매일 종목을 들여다본다. 30억원씩이나 투자를 해놓고 몰랐다는 핑계로 모든 걸 설명하려는 임창정을 보고 실망스럽다는 팬들의 반응이 많다. 투자업계에서 조차도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는 반응이다.

임창정이 작전세력과 결탁한 구체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법적 문제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임창정이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나도 피해자다"라는 핑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다. 반대로 돈을 벌었다면 "나는 주가조작의 수혜자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돈도 이미지도 잃었다. 그의 연예인 인생 최대 위기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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