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 / 사진제공=티빙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이하 '칸 시리즈') 경쟁 부문에 한국 콘텐츠로 유일하게 진출했다. '몸값'의 주역 진선규, 전종서, 장률은 K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경쟁 부문 노미네이트에 대한 영광의 마음도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16일 칸 현지와 온라인 연결을 통해 '몸값'의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과 인터뷰가 진행됐다. '몸값'은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스릴러 작품. 이충현 감독의 단편영화 '몸값'이 원작이다. 진선규는 몸값을 흥정하던 중 뜻밖의 위기에 휘말리는 노형수 역을 맡았다. 전종서는 흥정 전문가 박주영으로 분했다. 장률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흥정에 뛰어든 고극렬을 연기했다.'몸값'은 올해 칸 시리즈 장편과 단편,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진출작 중 유일한 K콘텐츠다. 국내 OTT 콘텐츠로는 최초로 칸 시리즈 장편 경쟁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칸 시리즈 기자회견 발표 당시 '몸값'은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 중 가장 먼저 소개되기도 했다.

배우 진선규. / 사진제공=티빙


진선규는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수상 소감 준비는 안 했다. 온 것만으로도 좋다"며 기뻐했다. 이어 "누구에게든 '최초'라는 건 의미가 있다며 좋아하지 않겠나 싶다. 최초라는 것도 그렇고 처음 초청 받은 것도 그렇고 배우로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장률은 "비행기를 타고 이렇게 왔다는 게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다. 꿈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온 지 둘째날인데, 계속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언제 이런 경험을 하겠나 생각한다. 영광스럽고 기쁜 마음을 간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 소감은 전혀 준비 안 했다. 우리 작품이 상을 받게 된다면 열심히 박수쳐야겠다. 수상의 영광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저는 도전적인 작품에 끌리는 것 같다. 작품이 가진 특성이나 캐릭터의 독창성, 이런 것들에 끌린다. '몸값'은 그런 면이 많았던 작품이다. 최초로 칸에 와서 도전하고 있다는 게 저로서는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전종서 역시 영광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전종서는 "수상 소감은 준비 안 했지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몸값'이 시리즈로는 최초로 왔다. 하지만 이전에 수많은 선배 배우와 감독님들이 잘 빚어온 길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에서 현재 가장 핫한 OTT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영화, 시리즈 등 콘텐츠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시리즈 부문에서 스타트를 끊을 수 있는 작품과 배우로서 오게 된 게 뜻깊고 영광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분들게 감사하다. 촬영할 때는 이런 걸 누릴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일정이 끝날 때까지 며칠이 추억과 의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몸값'을 잘 소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우들은 환영해주는 현지 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진선규는 "장률과 공항을 나오는데 어떤 분이 저에게 사인을 해달라며 제 필모그래피 사진들을 갖고 오셨더라. 신기했다. 외국 분들이 저희를 알아보고 사인을 해달라는 게 신기했다. 유명해졌나 싶었다. 이런 경험을 공항에서 했다. 칸에 왔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배우들은 주변에서도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내 박보경 역시 배우인 진선규는 "(아내가) 축하한다고 했다. 가문의 영광이고 꿈이기도 한 일이 이뤄졌다. 아내도 배우니까 그걸 알지 않나. 축하한다고 하더라. 다음에 꼭 같이 오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장률은 "부모님한테 전했다. '엄마, 아빠, 이게 성공인가요?'라며 자랑했다. 엄마, 아빠가 기뻐하신다. 전화하는데 제가 더 기쁘더라. 기사를 보고 어렸을 때 친구들, 연락을 자주 못하고 지냈던 친구들도 전화와서 축하한다고 얘기해줘서 더 힘이 났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몸값'의 제작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변승민 대표를 언급했다. 전종서는 "저도 가족, 지인들이 축하해줬다. 변승민 대표님이 저한테 '작품 같이 하면서 프랑스에 데려가주겠다'고 한 적 있는데 그 약속이 실현됐구나 싶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전종서. / 사진제공=티빙


세 배우는 '몸값'의 마지막 장면의 촬영이 특히 힘들었다고 꼽았다. 진선규는 "셋이 공통적으로 힘들었떤 건 추위다. 젖어있어야 해서 추위와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계속 세트에서 찍다가 마지막 장면이 호수로 나왔을 때가 기억난다. 그 호수 안에서 먼 거리를 수영해서 나가야겠다. 여러분이 안 보이겠지만 그 호수에 올챙이 수천마리가 있었다. 그때 생각하면 올챙이 한두 마리는 먹었지 않겠나 싶다"며 웃었다.

전종서도 "저도 그때가 기억난다. 몸이 좀 따뜻해지려고 하면 또 물에 적셔야 했다. 추웠다가 몸을 데웠다가 하니 체력이 빠르게 소모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을 다 저리 가라 할 만큼 호수 장면이 기억난다. 그 전까진 세트에서 찍다가 실제 호수에서 촬영했다. 선배님과 제가 호수 중간에서 헤엄쳐서 나와야했다. 물론 와이어가 있었지만 꽤 긴 거리를 헤엄쳐서 나왔다. 그때가 올챙이가 부화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 / 사진제공=티빙


'몸값'은 촬영을 끊지 않고 한 번에 찍는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됐다. 진선규는 "원테이크니까 저 멀리서 드론으로 찍은 뒤 카메라 감독님이 받아서 찍었다. 처음에는 조금만 들어가서 탈출하면 되는데 (카메라가 넘어오는) 그 시간이 있으니 보트를 타고 호수 가운데까지 가더라. 정말 긴 거리를 갔다"며 웃었다. 장률은 "극 중 저는 몸이 많이 다친 설정이라 누워서 선배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비교적 편하게 있었던 것 같다. 저도 호수에 다같이 모였을 때가 기억난다"고 전했다.

촬영 기법 외에 내용과 체험적 측면에서도 독창적인 '몸값'. 전선규는 "게임 속에 있는 것처럼, VR처럼 캐릭터와 같이 탈출해가는 느낌, 체험하는 느낌을 제가 보면서 느꼈다. 보면서 같이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숨통이 트이기도 하고, 그런 걸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다. 원테이크 방식이라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극 중 우리의 시선으로 같이 탈출해나가는 재미가 있지 않나, 그게 우리 작품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따.
배우 장률. / 사진제공=티빙


배우들은 외신과 해외 팬들도 '몸값'을 재밌게 봐주길 기대했다. 전종서는 "'몸값'이라는 실험적이었던 작품을 통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외 분들과 국내 분들이 재미있게 보는 포인트가 문화적 차이가 있으니 다를 수도 있껬지만, '몸값'을 통해 한국 콘텐츠가 가진 유쾌함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장률은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들이 있지 않나. 인물들이 대화하고 이럴 때 코미디적인 요소가 발생되는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을 어떻게 봐줄지 기대되고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멀리 프랑스 칸을 찾은 만큼 배우들은 현지를 즐기고 가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진선규는 "'몸값'을 잘 알리고 열심히 해서 K콘텐츠를 좀 더 알리고 싶단 마음이 여기 온 모든 분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저는 러닝을 좋아아한다. 언제 다시 와서 칸의 공기를 맡으며 뛸 수 있을까 해서 러닝을 많이 했다. 해변에서 와인도 한 잔 마셔보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칸 영화제에 간 적 있는 전종서는 "5년 전 생각이 난다. 그때를 추억해보고도 싶다. 그리고 근처에 예쁜 소품숍, 편집숍이 있는 거리가 있는데 거기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률은 "바닷가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보고 싶다. 거닐기도 하고 앉아도 있어보고 싶다. 일정이 있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되면 바다를 눈에 담고 싶다"고 전했다.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 / 사진제공=티빙


독창적인 '몸값'과 높아진 K콘텐츠의 위상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장률은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몸값' 이전부터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저희도 초청된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작품들이 더 나와서 이 흐름이 끊기지 많은 해외 분들에게 K콘텐츠가 더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전종서는 "한국만이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술력, 매력, 다른 나라에서 모방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어떤 차별점을 갖고 연기해나갈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이런 고민들을 잘 풀어나가며 앞으로 계속 연기 생활을 하고 싶다. 저희팀뿐만 아니라 이러한 고민을 다른 분들도 실행하게 되길 바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몸값'의 주역들은 이날 칸 시리즈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으로서 '몸값'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진선규, 전종서, 장률 배우와 전우성 감독 등은 포토콜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의 공식 스크리닝, 핑크 카펫을 장식하며 글로벌 관객들을 만난다.

상영회에서 보고 싶은 반응이 있냐는 물음에 진선규는 "브라보"라며 웃었다. 전종서는 "적막도 있으면 좋겠고, 그러다가 갑작스러운 웃음 소리도 터져나오면 좋겠다. 마지막에 기립해서 박수치는 것도 있지 않나. 그렇게 되면 감동적일 거 같다. 저희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률은 "웃음 소리가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우리 작품이 몰입감이 있으니 다 같이 숨죽여서 몰입해서 보는 순간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K콘텐츠의 매력을 꼽아달라고 하고 진선규는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전종서와 장률도 동의했다.

'몸값' 스틸. / 사진제공=티빙


배우들은 칸 시리즈에서 일정을 무사히 마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진선규은 "멋있는 말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지만 그것보다 그저 우리가 했던 작품으로 칸 시리즈에 초청된 자체만으로도 꿈을 이룬 것 같고 감동적이다. 가문의 영광이다. 언제 한번 오겠나,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책임을 갖고 '몸값', 그리고 K콘텐츠를 위해 앞으로 있을 행사들, 인터뷰를 열심히 하겠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종서는 "세계 관객들에게 공개될 텐데 반응이 조금도 예측이 안 된다.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률은 "기쁘고 감사하다. 칸에 오기 전에 집에 혼자서 연습했던 말들을 해서 좋은 퍼포먼스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다음 목표와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진선규는 "해외 큰 영화제들에 더 가보고 싶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배우로서 좋은 연기, 작품을 하는 것이다. 오래 지켜나가야할 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종서는 "요즘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안타까움도 조금 느낀다. 제 다음 꿈은 영화, 드라마, OTT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분과 소통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장률은 "더 많은 영화제를 다니고 싶다. 칸에 오니 기쁘고 좋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항상 과정이 중요한 거 같다.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건 운도 많이 따라야하는 것 같은데,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 같다. 제가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순간은 현장에 있는 순간이다. 앞으로 지금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는 만큼 좋은 작품 해낼 수 있도록 나만의 색을 가질 수 있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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