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만 신났다. 또 뜬금포 소개팅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오나미가 절친 김민경에게 남편의 지인을 소개해 주는 장면이 그려졌다.이날 오나미는 김민경에게 혼인신고 증인을 부탁하며 몰래 소개팅을 기획했다. 소개팅남은 남편 박민의 지인으로 축구선수 출신. 오나미와 박민 부부는 자신들의 혼인신고보다 김민경의 소개팅에 더 관심을 보였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소개팅남은 축구선수 손흥민을 닮은 외모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김민경보다 무려 8살 연하였다.
김민경은 소개팅남에게 "하몽 좋아해요? 다 드세요"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이에 오나미는 "언니가 저걸 다 준다는 건"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소개팅남도 "김민경씨와의 소개팅인 걸 알고 나왔다. 주변에서 다들 김민경 씨에 대해 좋은 말만 했다"라고 말하며 기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김민경이 소개팅남과 연애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별 기대감이 없다. 설렘 포인트가 자극됐다기 보다 방송의 이슈몰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또 김민경에게는 예능 속 러브라인이 수없이 존재하기도. 대표적인 썸남은 개그맨 송병철. 두 사람은 타 예능에 출연해 과거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고백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예능인들의 핑크빛 기류가 콩트인줄 알면서도 설렘을 느꼈던 시청자들만 우스워진 순간이었다.
김민경의 썸남은 송병철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또 다른 예능에서 가수 구본승을 28년동안 짝사랑했다고 고백했다. 김민경과 구본승은 제주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연인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두 사람의 핑크빛 커플 케미가 인기를 끌어서일까. 구본승은 김민경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먹방 프로그램에 방문하기도.방송마다 이남자, 저남자와 러브라인을 만들어내며 사랑 고백을 하는 김민경만이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 뜬금포 소개팅으로 시청자 비판을 받은 선례는 너무 많다. 억지 러브라인 시도가 반복되면 시청자들도 지칠 수 있다.
'조선의 사랑꾼' 측은 기획 의도에 대해 "결혼이라는 이벤트를 앞둔 사랑꾼들의 일상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써,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사실상 이미 결혼한지 6개월이 된 오나미 부부 역시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논란은 숱하게 많아도 방송의 의도와 잘 들어맞는 건 이용식 부녀의 이야기다.
여기에 굳이 사랑꾼의 '절친' 러브라인까지 연출할 필요가 있을까. 기존 중심인물을 데리고도 충분히 화제성 높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말이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제작진의 시도가 오히려 진정한 사랑을 찾으려는 김민경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방송의 정체성도 함께 잃어가는 건 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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