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멍뭉이' 언론배급시사회
배우 유연석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주연 배우 유연석, 차태현, 김주환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유연석은 첫 질문을 받고 답변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말을 멈추고 감정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도 유연석은 내내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였고, 간담회가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얼굴에 역력했다.유연석은 과거 키웠던 반려견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에 강아지가 없던 적이 없었다. 삶을 살아가는 속도가 강아지들과 우리가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보낼 수 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순간을 외면하고 지냈던 거 같다"며 "루니가 없이 텅 빈 루니가 있던 공간을 보고 흔적들 그 털들을 만지면서 감정에 차 있는 신을 보면서 예전에 제가 보냈던 아이들이 순간 떠올라서 이입이 됐던 거 같다"고 눈물을 이유를 설명했다.

유연석은 "제가 찍은 작품인데 보고 이렇게 눈물이 났던 작품이 맹세코 처음인 거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랜 만에 관객분들과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모르겠다. 반려견들이, 강아지들이 나와 있는 한 커트 한 커트가 왜 이렇게 마음을 움직이는지"라며 "제가 찍은 작품은데 주책맞게 너무 진정이 덜 됐다. 아무쪼록 자리해주시고 영화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제가 아무리 대본을 분석하고 연기를 열심히 해봤자 아무 짝에 쓸모가 없구나. 그저 멍뭉이들이 꼬리 흔들고 웃어주고 헥헥거리면 무장해제 되는구나"라며 " 진정한 신스틸러들은 우리 멍뭉이들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진짜 저는 어찌됐든 뭔가 생각하고 연기했지만, 그 순간에 우리 멍뭉이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꾸밈이 없었다. 멍뭉이들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오늘 보면서 도전도 많이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연석은 극중 루니로 나오는 강아지와 연기적으로 교감했다고도 했다. 그는 "제가 촬영하면서 놀랐던 순간을 말씀드리면, 제가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울고 있는 와중에 루니가 와서 제 옆에 안기는 장면이 있다. 울고 있는 와중에 루니가 저에게 와줘야 하는 장면이었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찍힐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있었는데 제가 울고 있으니까 루니가 어느새인가 저에게 달려와서 옆에 물끄러미 안기더라"며 "제가 울면서 루니를 껴안으니까 이 아이가 나랑 공감해주고 있고 날 위로해주 고 있고 호흡이 바뀌는 걸 안고 있으면서 느꼈다. 오늘 보면서도 그 장면을 촬영한 순간이 기억난다"고 했다.

"이 작품 기획서를 받을 때 당시 저 개인적으로 욕심이 참 많았던 거 같다. 많은 예산, 굉장한 수상경력이 있는 감독, 굉장히 스타성 있는 배우, 굉장히 화려한 조합에 내가 참여를 해서 영화할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렸던 거 같다"며 "그 때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아 보고 차분히 읽어봤다. 이 대본은 거절하면 안 되고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나의 진심만 전달이 되면 그거 하나로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 영화에 참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가 저한테는 굉장히 남다른 작품으로 기억이 될 거 같고, 보시는 분들도 감독님과 저희가 전하려 했던 작은 메시지와 진심을 받아주시면 좋겠다"며 "반려인들이 아니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보시고 나면 가슴 따뜻해 질 수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고 영화를 소개했다.유연석은 "관객이 얼마나 들지 모르겠다 저도 예상할 수 없고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영화를 보고 나서 한 분이라도 반려견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면 좋겠다.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 때문에 버려지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아이들이 한 마리라도 적어질 수 있고 새로운 가족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이 영화의 의미가 있을 거 같다"고 바랐다.

배우 유연석-차태현 /사진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멍뭉이'는 사촌 형제 민수(유연석 분)와 진국(차태현 분)이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뜻밖에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3월 1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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