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배우이자 아내(박보경)가 나를 통한 기사가 아닌 단독 기사로 나오니까 이상한 감정이 들었죠. 좋고, 행복한데 묘한 느낌이 있었어요. 저는 데뷔 19년 만에 원톱 주연을 맡게 됐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진선규는 '주인공 감이야', '역시 조연'이야로 나눌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저는 '범죄도시' 이후로 주연을 맡은 순간까지 짧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요. 단역에서 갑자기 주인공이 된 느낌이랄까요."
데뷔 19년 만에 영화 '카운트'(감독 권혁재)로 원톱 주연을 맡은 배우 진선규가 이렇게 말했다.

진선규에게 첫 원톱 영화인 '카운트'는 금메달리스트 출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마이웨이 선생 시헌(진선규 역)이 오합지졸 핵아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 극 중 진선규는 시헌 역을 맡았다. 시헌은 금메달리스트 출신 마이웨이 쌤이다.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그려냈다.
그는 "어느 단체든 첫 번째가 되는 게 무섭다. 잘 못한다. 그 리더십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내가 느끼는 건 멋있게 잘 끌어가는 거다. 저는 구성원이 편안했다. 리더는 힘을 발휘하는 역할이다. 저도 그러고 싶은데 큰 리더로서는 부족하지 않나. 이번에도 느꼈다. 만약 앞으로 계속 배워나가야 한다면, 제가 느낀 부족한 순간들을 조금씩 익숙해져야 하는 거라면 얼른 습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제가 작업했던 많은 친구들, '범죄도시' 이후로 작업했던 모든 톱스타라고 하면 주인공, 모든 배우들이 한 목소리로 축하해 줬다. 지금도 자기 표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의 표까지 사서 이 영화(카운트)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하더라. 다 축하해 줘서 고맙다. 이제 익숙해져야 돼라고 하더라"고 했다.
진선규는 단순히 '첫 주연'이라서 '카운트'를 선택하게 된 걸까. 그는 "시나리오 봤을 때 '카운트'가 너무 하고 싶었다. 배경이 된 진해가 늘 소풍 갔던 곳이나 친구들과 있었던 곳이라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시헌 선생님이 저랑 닮아 있었다. 박시헌 선생님이 가족을 중요시 여기고, 자기가 좋아하는 복싱을 즐겁게 한다. 시나리오 상으로 보면 저의 꿈이었던 체육 선생님을 하고 있고, 진해 출신 등 저랑 공통점이 많았다"며 웃었다.
배우 박보경과 2011년 결혼한 진선규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박보경은 진선규의 동료 배우이자 아내다. 박보경은 지난해 화제작인 tvN '작은 아씨들'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진선규는 박보경의 인기에 대해 언급하기도. 장모님과 같이 사는 그는 "가끔 와이프랑 이야기한다. '범죄도시'가 잘 됐을 때 (아내가 느낀) 감정을 제가 느꼈다. 처음에는 '작은 아씨들'이 이슈가 될 줄 몰랐다. 기사에 와이프가 나오서 신기했다. 집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더라"며 "저 역시 '범죄도시' 위성락을 집에서 보여주지 않았다. 집에서 보지 못했던 센 느낌으로 때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슈가 돼 기사가 나오고, 나를 통한 기사가 아닌 단독 기사로 나오니까 이상한 감정이 들더라"고 말했다.
또한 "와이프랑 이야기한 게 '여보가 내가 느꼈던 그때 그 순간이 이런 순간인가' 싶었다. 좋고 행복한데 이상하하고 묘한 느낌이 있었다. 지금은 그것들이 지나고 와이프가 그 이후에 자기가 좋아하는 연기 다시 시작하는 발판이 되고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되는 이 과정을 지금 하고 있다. 와이프가 현장 나가는 게 좋다. 현장 나갔다 들어와서 표정이라는 게 있지 않나. 저도 그랬을 거다. 그 표정으로 기분 좋게 아이들을 키웠을 것"이라며 웃었다.
데뷔 19년 만에 첫 원톱 주연을 맡은 진선규는 "'범죄도시' 이후로 너무나도 변화, 변신하게 됐다. 성장도 아니다. 급하게 올라와 있는 것 같다. '범죄도시' 이후로 주연을 맡은 순간까지 기간이 짧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큰 부담을 느끼는 것도 있다"며 "익숙하지 않은 느낌, 단역에서 갑자기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작품으로 누군가에게 진선규는 '주인공 감이야', '역시 조연이야'로 나눌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진선규는 "저는 주인공을 꼭 해야지라는 건 목표가 아니다. 좋은 작품 속에 있는 조연도, '카지노'의 카메오도, 단역도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저를 필요하다고 하면 거진 다 한다. 남들은 희소성이 떨어지니 하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원래 내가 하던 걸 하지 못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제가 필요한 곳에 배우로서, 필요한 사람으로 있고 싶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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