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광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성광이 개그맨, 이솔이 남편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영화 '웅남이'로 첫 상업 영화에 도전한다.

박성광을 제외하면 개그맨으로서 영화감독에 도전한 사람은 이경규, 심형래, 김영희뿐이다. 이들은 엄청난 흥행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혹평을 들었을 정도다. 박성광은 이경규, 심형래, 김영희의 뒤를 잇는다.박성광은 2011년 초 단편영화 '욕'을 연출했다. 이어 2017년 단편 영화 '슬프지 않아서 슬픈', 2020년 '돈릭스2'에서 진행한 영화 프로젝트 '끈'을 연출했다. 그는 '슬프지 않아서 슬픈'으로 제11회 세계 서울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2회 한중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제1회 미추홀 필름 페스티벌 연출상을 받았다. 그랬던 박성광이 '웅남이'로 꿈을 이루게 됐다.

박성광의 첫 상업 영화 '웅남이'는 반달곰이라는 특별한 비밀을 가진 사나이가 특유의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대항하여 공조 수사를 벌어지는 코믹 액션극. 평소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온 박성웅을 생각하고 쓴 이야기다.

박성광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성광의 첫 상업 영화는 왜 '웅남이'였을까. 그는 "그 전에 단편 영화 했을 때는 무거운 영화를 많이 했다. 개그맨이라서 편견을 깨고 싶었다. 단편 영화 때는 오히려 무거운 주제를 많이 만들었다. 상업 영화 때는 내가 제일 잘하는 걸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코미디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성광은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영화감독에 도전해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이 자신에게는 큰 무기일 수도 있고, 가장 큰 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사람들이 나를 편견으로 보면 어떡하느냐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개그맨으로서 감독이라는 게 마냥 감사하지는 않고, 부담이 많이 된다"고 토로했다.

'웅남이'를 통해 호흡을 맞춘 이이경은 부담감을 가득 안은 박성광의 모습을 목격했다. 이이경은 "촬영 중에 크게 탈모가 왔다. 사타구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염증으로 걸을 수 없었다. 영화 촬영이 끝나면 형, 동생으로 술 한잔 기울이면서 서로 육두문자를 날리며 하소연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박성광이 그만큼 부담감을 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다는 뜻이다.

박성광은 2020년 배우 출신 이솔이와 결혼했다. 결혼 후 박성광은 이솔이의 남편으로 불렸다. 그런 그가 '웅남이'를 통해 오로지 영화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박성광은 '개그맨'이 아닌 '감독'으로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랐다. 과연 관객은 '웅남이'를 통해 상업 영화 감독에 도전한 박성광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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