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몬스터즈가 이승엽 감독에게 아름다운 이별을 선물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최강야구' 25회에서 최강 몬스터즈는 부산고등학교와 1차전 경기에서 7대 1 승리를 거둔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방송에서 최강 몬스터즈는 부산 사직 야구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의 이적 소식에 싱숭생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류현인도 프로 구단 일정으로 부산고와 2차전까지만 함께 한다고 했다.
이에 지난 경기에 함께했던 박승환을 비롯해 인하대 포수 박찬희를 영입하며 라인업을 보강했다. 캡틴 박용택은 중계 스케줄로 경기에 불참한 대신 부산 맞춤형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처럼 최강 몬스터즈는 이승엽 감독에게 마지막으로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특히 사직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자이언츠의 레전드, 염종석 투수가 시구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1992년 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인 염종석의 등장에 김선우 해설위원은 "장 단장께서 이 우승을 보면서 '최강야구'를 기획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며 소감을 밝혔다. 염종석은 전성기를 보는 것 같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선보여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고, 선발 투수 이대은은 이기는 경기를 다짐하며 전력투구했다. 부산고도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했지만, 이대은의 투지를 꺾지 못했다. 최강 몬스터즈는 3회 말 안타와 도루로 이어지는 류현인의 활약과 서동욱의 행운의 안타, 정근우의 2타점 싹쓸이 적시타로 앞서가기 시작했다.이대은은 손가락에 물집이 아물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집중력을 끌어올렸고, 최강 몬스터즈 타자들은 연이은 득점으로 그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류현인은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결국 7회 말에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홈런을 터트리며 '최강야구'에 작별 인사를 고했다.
류현인의 홈런에 정용검 캐스터는 "이제 진짜 보내줘야 할 것 같다. 본인이 보여주고 싶다는 걸 다 보여준 거다. 더는 류현인 선수를 잡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시원 단장도 경기 중 갑자기 "현인아, 너 MVP"라며 돌발 선언을 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아픔을 참고 6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이대은의 활약이 빛을 발하기도 잠시, 최강 몬스터즈는 9회 초 무사 주자 만루의 위기 맞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내고 7대 1로 16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가 끝난 후 장시원 단장은 류현인에게 '계약금, 연봉 각각 3배'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이번 경기의 MVP는 이대은과 2루타를 제외한 사이클링 히트(한 선수가 한 게임에서 단타(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순서와 관계없이 모두 쳐낸 것)의 주인공인 류현인에게 돌아갔다.
이대은은 "저는 정말 야구가 싫어진 줄 알았다. ‘최강야구’에서 야구를 하면서 그래도 내가 야구인이구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했다. 시즌 MVP까지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현인은 "감독님, 코치님의 마지막 경기에 MVP를 타서 감독님이 주는 마지막 메달을 받아 영광이다. 내일이 마지막인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21번째 경기를 끝으로 최강 몬스터즈를 떠나는 이승엽 감독은 "오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조금 더 밝게 좋은 기분으로 가려고 했던 것 같다. 승리해서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한다"며 "1월에 만나서 10월까지 정말 소중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사랑받고 응원을 받은 게 정말 꿈만 같다.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고 떠나겠다. 1년 동안 감사했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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