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연애 스타일? 경우에 따라 달라"
"응원 단장 역할, 긴장했지만 나중엔 즐겨"
"연속 결방, 아쉬워"
'슈룹'에도 특별출연 "김혜수, 아우라 느껴져"
배우 배인혁.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그간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응원단이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무엇보다 가장 끌렸던 이유는 또래 배우들과 똘똘 뭉쳐서 함께 연습실에서 땀 흘리고 현장에서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힘들 걸 알고 시작했지만 서로 '으쌰으쌰'하는 팀워크를 느꼈죠."

배우 배인혁은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를 떠나보내며 처음 '치얼업'을 선택했던 때를 떠올렸다. 배인혁은 "체력적으로 심적으로도 힘들었다. 무게감, 부담감이 다른 작품보다 컸다"며 "전작들에서는 형, 누나, 선배들이 이끌어줬는데 이번에서는 제가 이끌어가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부담감이 컸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방송이 끝나면 트위터 실시간 이슈에 우리 드라마 남녀 주인공 이름이 키워드가 올라가 있다고 들었다. 둘의 케미에 많은 관심을 주시는구나 싶었다"며 애청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치얼업'은 50년 전통이라는 찬란한 역사가 무색하게 망해가는 연희대학교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이야기. 배인혁은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의 단장 박정우 역을 맡았다. 박정우는 그 누구보다 응원단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인물. 까칠한 원칙주의자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따뜻하고 은근히 허술한 면도 있다. 배인혁은 "정우 캐릭터가 성숙한 편이지만, 20대만의 미성숙함도 있다고 생각했다. 성숙과 미성숙 사이의 정우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풀어내는 데 어렵고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치얼업' 스틸. / 사진제공=SBS


응원 단장 역할인 만큼 응원 안무 준비를 더욱 철저히 했다. 배인혁은 "제가 맨 앞에 있기 때문에 저는 춤을 보고 따라할 사람이 없다. 제가 틀리면 뒤에 선 사람들이 다 틀리지 않나"라며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또한 "돌출 무대에서 따로 할 때는 관객들 표정까지 다 보인다. 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춰본 적도 없고 내 에너지를 그렇게 전달해본 적도 없어서 더 긴장됐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중에는 적응하고 조금씩 즐기게 됐다. 전율이 오기도 했다"며 희열감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렸다. 무더운 여름, 응원단 연습과 촬영을 계속하면서 배인혁은 몸무게가 10kg이나 줄기도 했다."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때 8kg 정도 찌웠는데, '치얼업' 때 10kg은 빠진 것 같아요. 모니터링해보니 초반에는 볼살이 통통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깎이더라고요. 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촬영했는데, 한 무대당 일주일씩은 걸린 것 같아요. 한여름에 통풍 안 되는 옷을 입고 촬영하다 보니 속옷까지 다 젖었어요. 살이 빠질 수밖에 없었죠."

응원단 단원들끼리 '연애 금지'라는 조항이 있었지만, 박정우와 도해이는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초반에 해이에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정우에 대해 배인혁은 "정우는 상대방을 기다려주는 거지 않나. 상대를 배려하고 생각해서 자기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않은 건데 보는 사람 입장에선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평소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확 다가갈 때도 있고, 상대가 준비 안 됐다면 기다릴 때도 있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빗줄기 아래 함께 우산을 쓰며 걸어가던 두 사람의 첫 키스 장면은 애청자들이 명장면으로 꼽는 신이다. "그날 촬영 일정이 포장마차 신을 찍고 돌담길 빗속 키스신을 찍는 거였어요. 포장마차 신을 찍을 때만 해도 돌담길 불이 다 켜져 있었는데 찍고 나니 다 꺼져있었죠. 결국 그날 촬영을 접고 다시 몇 주 뒤에 가서 찍었어요. 그 몇 주 사이에 날씨가 엄청 추워졌어요. 그날 종일 비 맞으면서 촬영하고 난 뒤에 저도 지현 누나도 바로 감기에 걸렸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기도 하고 갑자기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었어요. 우여곡절 많았던 신이죠."
배우 배인혁.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창 박정우와 도해이(한지현 분)의 로맨스가 무르익어야 할 시점에, '치얼업'은 야구 중계, 월드컵 등 여러 이유롤 연속적으로 결방됐다. 이에 대해 배인혁은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저는 정주행을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제가 시청자여도 계속 다음화가 궁금하고 기다리기 힘들 거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과 야구로 인한 결방 이슈가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우리가 이 드라마에 나온 출연자지만 시청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아쉽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힘들지 않나. 쭉쭉 치고 나가야 하는 분량에서 끊겨서 아쉬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한편으론 감사했다. 사실 연속 결방 이슈가 있을 때 이 정도의 결방이면 잊혀지겠구나,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구나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기다려준 시청자들께 감사했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영상 클립 조회수에서는 화제성을 모았지만 시청률은 1~3%대. 배인혁은 "물론 시청률이 중요하지만 요즘은 플랫폼이 많아졌고 예전처럼 TV로만 시청해야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청률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표면적 숫자는 낮지만 사람들이 우리 드라마를 많이 안 봤다고는 생각 안 한다. 유튜브, 다시보기 이런 것도 있지 않나.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보고 사랑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배우 배인혁.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인혁은 tvN 토일드라마 '슈룹'에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첫째 아들인 세자 역으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극 중 병약한 세자는 건강이 호전되다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다. 이를 미심쩍게 여긴 엄마 화령은 둘째 아들 성남대군(문상민 분)과 함께 세자 죽음의 진실을 파헤친다.

배인혁은 "'치얼업'을 하면서 '슈룹'만 같이 한게 아니라 영화 '동감'도 같이 했다. 지난해부터 스케줄이 겹치는 때가 많았다. 1년 반에서 2년 동안은 못 쉬었다. 오랜만에 쉬려다 보니 쉬는 방법도 잘 모르겠다"고 그간 바빴던 근황을 전했다. 이어 "찍을 때는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며 "이동 중 차에서 자고 씻는 것도 SBS 직원 분들이 샤워하는 데서 씻고 그랬다. 그러다 보니 내가 노숙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면서 웃었다.

김혜수와의 호흡에 대해 묻자 "사실 긴장을 많이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대본 리딩 때 손이 떨릴 정도였다. 제가 대사할 차례가 가까워질수록 입도 말랐다"며 "선배님께서 촬영장에서 제가 편하게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누구나 다 멋있다고 생각하고 존경 받는 선배님이지 않나. 저도 배우를 꿈꿔오며 멋잇다고 생각했던 선배님인데,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 더 멋짐, 에너지, 아우라가 느껴졌다"면서 감탄했다. 또한 "매 순간 촬영 갈 때마다 긴장했는데 긴장감이 오히려 작품에 잘 녹아들 수 있게끔 해주셨다. 자신감 있게 하고 싶은 거 다해보라고 말씀해주시는 한마디가 저한텐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극 중 형제지간인 문상민에 대해서는 "너무나 밝은 친구다. 저보다 키도 크고 오히려 형 같은데 저한테 '형~ 형~'하는 게 웃기기도 했다. 애교도 많다. 정말 동생처럼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연기 호흡을 자랑했다.

라이징스타를 실감하냐는 물음에는 이렇게 답했다. "아직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라이징스타라는 말 자체 무겁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버리는 것 같아서요. 그러기엔 제가 부족하고 미성숙해요. 저보다 열심히 하고 올라가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분들이 가져야할 수식어 같아요. 저는 더 열심히 하고 더 올라가면 인정 받도록 하겠습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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