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일당백집사’ 이혜리, 이준영, 한동희 세 사라마의 아슬아슬한 삼각 엔딩이 긴장감을 더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 7회에서는 12번째 저세상 손님의 의뢰를 해결하는 백동주(이혜리 분)와 김태희(=김집사/이준영 분)의 활약이 그려졌다.
이날 고인 장순덕(박승태 분) 할머니와 손자 김창완(이웅재 분)의 마음을 이어준 두 집사의 첫 공조는 가슴 따뜻한 감동을 안겼고, 백동주가 건넨 위로에 속마음을 내비친 김태희의 모습은 설렘을 자아냈다. 여기에 김태희의 옛 연인 탁청하(한동희 분)의 등장으로 심적 변화를 맞는 백동주의 모습은 이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갑작스러운 탁청하의 등장은 김태희를 혼란스럽게 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시절 연인이었던 두 사람. 오랜만의 재회가 무색하게 안부조차 물어주지 않는 김태희의 모습에 탁청하는 마음이 아팠다. 그는 여전히 김태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야속한 마음을 드러내는 탁청하에게 김태희는 “기다리면 돼. 미지근해져. 식어. 시간 지나면 다 괜찮아져”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이어진 “아직 너 때문이라고 생각해? 나 때문이야? 봐, 시간이 해결해주는 거 아니잖아”라는 탁청하의 의미심장한 물음은 두 사람의 이별과 김태희의 숨겨진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백동주에게도 심경의 변화가 일었다. 탁청하가 김태희의 첫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김태희가 더욱 신경 쓰이기 시작한 것. 점심을 같이 먹어 달라는 고객의 의뢰 때문에 백동주와의 약속을 취소한 김태희. 그런데 고객은 다름 아닌 탁청하였다. 백동주는 김태희가 탁청하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황급히 몸을 숨겼다. 자신과의 약속을 취소한 이유가 탁청하와의 만남 때문이라고 오해한 백동주는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어 백동주의 분장실에 12번째 손님이 찾아왔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바로 자신의 영정사진을 바꿔 달라는 것이었다. 다음 날이 발인인 데다 상주인 큰아버지의 동의를 얻을 명분이 없었던 백동주는 난감했다. 유족들은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때 사진을 바꿔 달라고 요청한 이는 다름 아닌 손자 김창완이었다.
그렇게 ‘고인의 집사’ 백동주와 ‘일당백 집사’ 김태희의 첫 팀플레이가 시작됐다. 두 사람은 새로운 영정사진을 준비하기 위해 할머니의 집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손자와 할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알게 됐다. 백동주는 할머니가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손자와의 추억이 깃든 사진을 선택해 사수 임일섭(태인호 분)에게 전송했다.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교체해달라는 이유에는 자신 때문에 마음 아파할 손자를 향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영정사진 교체로 소원을 성취한 할머니는 “행복만 해”라는 작별 인사를 남긴 뒤 저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손자 김창완이 ‘일당백’에 의뢰까지 하며 담배를 구하려 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에 투정을 부리곤 했던 김창완은 내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생전에 할머니가 즐겨 피웠던 ‘도라지 담배’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학생 신분이어서 담배 구매가 불가능했던 것. 김태희는 할머니 집에서 도라지 담배를 챙겨 백동주에게 건넸다. 김창완은 할머니를 모신 납골당에 도라지 담배를 올리며, 비로소 작별할 수 있었다. 할머니와 손자의 애틋한 마음을 잇게 도와준 두 집사의 활약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따스하게 했다.
이날 백동주와 김태희는 감정의 변화를 맞았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할머니의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게 됐다. 좀처럼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던 김태희는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의사였다는 김태희의 말을 그저 덤덤히 받아들이는 백동주. 김태희가 의사를 그만둔 이유를 묻지 않는 것을 궁금해하자 그는 탁구선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던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왜 그만뒀겠어. 좋은 일로 그만뒀겠어? 다 사정이 있으니 그만둔 거지. 그러니까 얘기 안 해도 돼요”라고 말했다.
백동주가 건넨 담담한 위로에 김태희는 “내가 말을 안 해도 다 이해해주는 여자한테 털어놨다가 기대고 싶어지면 어떡할 거야. 의지해지고 싶어지면 어떡할 거냐고. 그럼 어떡하라고”라는 혼잣말은 그의 오랜 아픔을 짐작게 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던데. 너무 아프면 나한테 기대도 된다고요”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그날 이후 백동주의 머릿속엔 김태희가 떠나지 않았다. “누가 막 신경 쓰이고 그런 거? 미치게 챙겨주고 싶고 무엇보다 설레. 두근거려. 이게 좋아하는 거야”라는 친구 유소라(서혜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김태희를 떠올린 백동주의 마음에도 왠지 모를 설렘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죽일까”라면서 다시 한번 들이닥친 탁청하에 이어진 중환자실의 모습은 궁금증과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한편 ‘일당백집사’ 8회는 17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