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배우 전무송이 아들 전진우가 교통사고 당했던 아찔한 때를 떠올렸다.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전무송의 60주년 연기 인생을 조명했다.전무송은 1964년 연극 '춘향전'으로 데뷔했으며, 1981년 임권택 감독의 작품 '만다라'에서 떠돌이 파계승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만다라'로 데뷔하던 해에 대종상 신인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전무송은 "인사말에 '이제 마흔 살에 신인상을 탔다'라고 수상 소감을 하고 이후 남우조연상을 타니까 '신인된 지 1시간 됐는데 조연상을 받는다'고 하니 모두 웃었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전무송은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현재까지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전무송은 이날 방송에서 자신의 '배우 가족'을 소개했다. 올해 60년 연기 경력의 전무송을 필두로 딸 전현아는 30년, 사위 김진만은 42년, 아들 전진우는 24년, 얼마 전 전 씨네에 입문한 며느리 김미림마저 28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이른바 '배우 가족'인 것. 연기 경력만 도합 184년이나 되는 전무송 가족은 늘 모이면 연기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전현아는 "아버지의 연기를 분석한 논문까지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규칙한 공연 일정으로 모이기가 쉽지 않지만,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전무송의 아지트에 모인다고 한다. 7년 전 전무송의 아들 전진우가 큰 교통사고를 당한 뒤,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꼈기 때문. 전진우는 2015년 전남 구례 터널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일주일간 사경을 헤매는데, 다행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났고 재기했다. 전무송은 "앰뷸런스에 실려와서 침대를 끌어 내렸다. 가까운 사람들은 다 따라가는데 나와 아내만 멍청하게 있었다. 그 정도였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전진우의 아내는 "(죽음의) 문턱까지 갈 정도로 중환자실에 일주일 있었다. 충돌사고가 났는데, 아들과 동행한 PD는 죽었고, 다른 사람은 외상을 크게 입었다. 대형 사고였다"고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진우는 "촬영가는 길에 사고가 났다. 뇌 쪽에도 영향이 있어서 많은 걸 잃었다. 지금도 말할 때 어버버하며 버벅대거나 단어가 생각 안 나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무송은 "내가 잘못 살아서 죄를 지었나 싶었다"며 "지금도 앰뷸런스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덜컹한다. 아들이 살아서 내 앞에 있는 게 감사해 야단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이 눈앞에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전진우는 "아버지는 대선배이자 인생의 롤모델"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자녀들은 전무송의 연기 인생 60년을 맞아 자녀들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60년간 쉼 없이 달려온 전무송은 "배우 전무송을 만든 것은 아내"라며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아내는 "결혼할 때 피아노를 한 대 할부로 샀다. 아이들 교습하면 한 달에 얼마 수입이 있겠지 싶었는데 큰 애 임신을 했으니 쉽지 않더라. 수입이 없으니 피아노를 팔아야했다. 트럭이 와서 (피아노를 싣고갈 때 나가다 말고 남편이 봤다. 대본을 던지며 '연극 안 하고 풀빵 장사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당시 전무송은 형편이 힘들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것. 하지만 아내는 "나는 배우 전무송에게 시집온 것"이라며 계속 연기에 도전할 것을 독려했다다고 한다. 이후 전무송은 지인과 만남, 교류도 제쳐두고 연기에 몰두했다고 한다. 아내는 "아이들이 아버지 뒤를 이어 (연기) 일한다고 하니까 계보처럼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무송은 아내를 향한 청혼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전무송은 "프로포즈는 '우리 가문을 일으켜줘'였다"라고 전했다. 아내는 "그게 무슨 의미인 줄도 몰랐다. 살아보니 '그게 그 말이구나' 싶었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전무송은 "힘든 과정을 함께 겪어왔고 많은 것을 아내와 함께 이뤘다"며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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