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7일) 밤 9시 50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징크스의 연인’ 13회에서는 간신히 되찾은 행복 끝에 또다시 시련을 마주하는 슬비(서현 분)와 수광(나인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금화그룹으로 돌아온 슬비는 선삼중(전광렬 분) 회장의 비서로 채용된 수광과 또다시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잠시나마 행복을 되찾았다. 수광은 ”나랑 같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날까?”라고 제안했지만, 슬비는 자신의 예언을 통해 미리 본 민준(기도훈 분)의 불행한 미래를 떠올리며 망설였다. 수광 역시 민준에게 닥친 저주의 운명을 알게 되었고, 슬비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고개를 저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마침내 충격적인 비밀이 알려져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슬비를 향한 마음을 점점 키워가던 민준이 그녀와 자신이 배다른 남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엄마 미수(윤지혜 분)를 통해 이를 알게 된 슬비 역시 “우리를 가둬둔, 끔찍하게 미워했던 그 사람이 아빠라고?”라며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겨워했다. 각기 다른 마음의 상처로 고통스러워하는 슬비와 민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아프게 했다.한편 삼중은 자신의 저주가 아들 민준에게 향하고 있다는 미수의 말을 듣고 괴로워했다. 앞서 미수는 오래전 무녀로서의 운명을 거부하고 자유를 얻은 이모 옥진(김보연 분)과 재회했고, 금화그룹이 무너져야만 슬비가 무사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은 바 있다. 딸을 구하기 위한 의지를 다지다가도, 허망함에 사로잡힌 삼중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미수의 복잡 미묘한 표정은 앞으로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궁금증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민준의 사촌 형제 동식(최정우 분)이 금화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강한 욕망을 드러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는 할아버지 선주철(정인겸 분)을 옭아맨 저주가 민준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고, 이를 이용해 민준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 민준은 동식의 계략에 빠져 할아버지가 있는 정신병원으로 향했지만,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린 주철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그 죽음의 배경에는 삼중이 있었다. 옥진을 찾아간 삼중은 저주를 풀기 위해 목숨이라도 내놓겠다며 간절하게 부탁했고, 결국 아들이 짊어지게 될 운명의 짐을 자신이 대신 가져가기로 했다. 주철을 만나 “제가 아버지의 저주를 받아갈 핏줄입니다”라고 손을 꼭 잡으며 자멸의 길을 택한 것. 부와 명예를 손에 넣기 위해 친딸을 20년 동안 감금했지만, 아들을 위해서 죽음조차 마다치 않는 삼중의 이중적인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방송 말미에는 마냥 행복했던 ‘수비 커플(수광+슬비)’의 비극적인 미래가 예고돼 안방극장을 경악하게 했다. 삼중은 아버지의 저주를 물려받아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가 됐고, 민준을 무너뜨릴 카드를 빼앗긴 동식은 마지막 일격을 준비하며 갈등의 심화를 암시했다. 이런 가운데 예언의 능력을 발휘한 슬비가 총에 맞고 쓰러지는 수광의 모습을 보게 되며 생각지도 못한 반전 엔딩이 탄생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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