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캐스트)
전국민을 분노하게 했던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의 뒷 이야기가 공개됐다.
27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 9회에는 전국에서 가장 바쁜 경찰서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강남경찰서의 강력팀 김형중, 박윤목, 염승훈 형사와 전 관악경찰서 형사, 현 경찰특공대 정용수 경장이 출연해 리얼한 사건들을 소개했다.
명성 만큼 강남경찰서의 사건은 남달랐다.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이른바 ‘묻지마 폭행’ 사건부터 군사 경찰을 사칭했다가 호되게 역으로 당했던 사건, 아셈타워에 폭발물이 있다고 신고했지만 알고 보니 불법 임신 중절약 업체들의 경쟁이 숨어 있었던 사건 등 엄청난 스케일의 사건들이 소개되며 출연진을 모두 놀라게 했다.
에이스 형사들이 밝히는 ‘레전드’ 사건도 특별했다. 김형중 형사는 지난 2009년 어머니가 연락이 안 돼 집에 와보니 사망한 것 같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았던 그 날을 되새겼다.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을 해보니 반지하 셋방에 홀로 살고 있던 70대 할머니를 누군가 37번이나 찌른 잔혹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 시신 위에는 밀가루가 뿌려져 있고, 범인은 지문과 족적을 전혀 남기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주변을 탐문했지만 할머니와 금전, 치정, 원한 관계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관내 전과자 명단을 조회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던 것. 그러던 중 형사의 촉에는 옆집 큰 아들 박 씨가 마음에 걸렸고, 수상했던 그의 책상 서랍 속에서는 사망한 할머니의 혈흔과 DNA가 일치하는 장갑이 발견됐다.
박씨의 범행 동기는 PC방 갈 돈 700원으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그는 “동생도 나를 무시하는데 할머니도 나를 무시했다”며 비뚤어진 모습을 보여 보는 이를 씁쓸하게 했다.
이 외에도 2018년 서울 한복판에서 커피에 이물질이 들었다는 신고 전화가 왔고, 알고 보니 한 손님이 몰래 커피에 졸피뎀을 탔던 사건이 공개됐다. 범인은 범행 후 도주로를 세탁하고, 신분을 도용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지만 CCTV 속 손가락 위치를 보고, 예매 번호를 추론하는 정용수 경장의 강렬한 집념으로 검거되었다.
이어 김형중 형사의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도 소개됐다. 2014년 60대 여성이 2년 전 실종된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다며, 아들이 어딘가에 갇혀 있으니 도와달라고 한 것. 실종됐던 아들은 한 겨울에 난방도 되지 않는 창고 내부에서 1인용 전기 장판을 세 명과 함께 사용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새벽 3시부터 밤늦게까지 강제 노역을 하고 있었고, 이동 동선을 감시 당하고,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던 것. 인간성이 상실된 해당 이야기에 MC들은 “왜 이런 것이냐”며 안타까워 했고, 알고 보니 이 사건은 전국민이 알고 있는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임이 밝혀져 더욱 분노하게 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김형중 형사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피해자였던 채 씨가 탈출 후 지었던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때, 채 씨가 김형중 형사를 향해 깜짝 영상 편지를 보냈고 김형중 형사는 북받치는 감정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8년이 지났는데 좋아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다며 “형사 일을 했던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흐뭇해 했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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