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방송 조작·욱일기·불법시술 논란' 함소원 복귀판 깔아준 '진격의 할매'
고은아, 장시내, 함소원./사진제공=채널S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진격의 할매' 박정수, 김영옥, 나문희./사진제공=채널S


'국민 할매'들의 솔직하고 친근한 고민 상담을 내세운 채널S 예능 '진격의 할매'가 자극적인 이슈몰이에 빠져 기존의 취지를 잃어버리고 있다. 무엇보다 주어가 불분명한 사연자의 폭로를 여과 없이 보여주며 2차 피해까지 낳는 상황. 계속되는 논란에도 화제성을 위한 '어그로'식 방송을 계속하는 '진격의 할매'가 이제는 '논란의 아이콘' 함소원의 복귀 판까지 깔아줬다.'진격의 할매'는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 등 '국민 할매'가 고민 상담소 운영에 나선 프로그램으로, 살아온 세월만큼 켜켜이 쌓인 지혜와 내공을 바탕으로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따끔하게 조언하며 출연자의 사연에 이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 화면.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진격의 할매'는 고민 상담이 아닌 무분별한 폭로의 장이 되어버렸다. 지난 2월 출연한 배우 고은아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과거 연예인 동료에게 월세와 화장품, 캠코더를 도둑질 맞았다고 폭로했다."도둑년"이라고 할매들이 분노하자 그는 계속해서 떡밥을 제공했다. 자신보다 연상이며 러블리한 이미지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 과거 친했던 여자 연예인이라는 말에 일부 누리꾼은 고은아보다 나이가 많고, 러블리한 이미지나 별명을 가진 여자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몇몇 배우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방송 화면.


지난 4월에는 바이크 인플루언서 겸 유튜버인 장시내 씨의 발언으로 그룹 엑소 멤버 찬열이 난데없는 구설에 휘말렸다. 장시내 씨는 여성 운전자가 도로 위 약자가 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한 외제 차가 의도적으로 위협 운전을 했고, 손가락 욕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운전자가 누구나 알 정도의 유명 아이돌이라며 "그분의 이름이 제 입에서 나오는 순간 제가 매장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장시내 씨의 폭로 후폭풍은 거셌다. 그가 당시의 상황을 찍은 유튜브 영상이 재조명됐고, 이를 본 네티즌은 운전자의 차종과 손가락, 타투 등으로 '욕설 아이돌' 찾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엑소 찬열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댓글에 장시내 씨가 '좋아요'를 누르며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고, 결국 찬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까진 나서며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장시내 씨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진격의 할매' 제작진 역시 "해당 출연자와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관련 이슈가 있었다는 부분은 확인했으나 상대가 누구인지는 출연자 의사에 따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를 한 사람도 분명한 잘못이지만,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출연자의 말만 믿고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의 무책임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채널S '진격의 할매' 예고편
이런 가운데 '진격의 할매'는 방송 조작부터 욱일기, 불법 시술 및 방역 수칙 위반 등 숱한 논란에 휘말렸던 함소원의 1년 만 복귀 방송까지 열어줬다. 무엇보다 예고편을 통해 자숙 중 유산했다는 사실 털어놓으며 오열한바. 그의 아픈 개인사에는 유감을 표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수많은 논란을 감성팔이로 덮고 복귀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함소원이 '아내의 맛' 방송 조작 논란으로 하차하는 과정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자 팬들을 이용해 여론 작업을 시도하고, 자숙 중 욱일기, 한국 마라탕 저격 등 논란이 불거지면 짧은 사과와 함께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뻔뻔한 태도를 일관했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 제대로 미운털이 박힌 함소원의 복귀 방송으로 또 한 번의 화제를 노리는 '진격의 할매'. 숱한 어그로로 신뢰를 잃은 '진격의 할매'가 함소원의 조작 없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담아낼 수 있을까.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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