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정규 편성된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태호 PD는 6일 오전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울체크인'은 '서울에서 스케줄을 마친 이효리가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리얼리티 콘텐츠.이날 김태호 PD는 "'서울체크인'은 작년부터 이효리 님과 이야기했던 아이템이었다. '시기를 언제로 할까?'라고 고민하다가 MAMA 때 찍어보자고 했다. 서로 좋겠다는 판단하에 이효리 님이 서울 스케줄을 하면서 엄정화 님 댁에 묵을 때 촬영했다"며 "이효리 님도 마음 편하게 접근했었고, 저희도 최대한 저희를 배제하고 이효리 님이 온전히 담길 수 있도록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하면서 콘텐츠가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규로 갈 수 있을까라는 판단이 필요했다. 티저를 어떻게 찍을지 논의하던 참에 지난해 12월에 찍은 게 시의성, 화제성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파일럿으로 선보이자고 티빙과 합의했다. 이건 OTT에서 처음 있었던 파일럿 형태다. 이것 또한 새로운 시도였던 것 같다. 반응을 보고 정규로 편성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도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파일럿으로 출발한 '서울체크인'은 정규 오리지널로 편성됐다. 앞서 파일럿 '서울체크인'에서는 2021 MAMA의 호스트를 맡아 서울을 찾은 이효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았다. 레전드 엄정화, 김완선, 보아, 화사 등과의 만남을 성사해 화제를 모았다.
김태호 PD는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물음에 "오픈 3일 전에 파일럿을 말씀드려 홍보를 짧게 했다. 홍보 기간에 큰 유료 가입자가 증가해서 다행이었다. 앞으로 나와야 할 성과가 미리 나와서 정규 편성을 앞두고 걱정이 되긴 하더라. 한편으로는 이미 가입자를 확보했으니 현장에서 이효리 님과 '마음 편하게 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김태호 PD는 '서울체크인' 팀이 이효리를 선택한 게 아니라 이효리가 '서울체크인'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효리 님이 저희를 선택해주셨다. 저나 저희 팀은 이효리 님이 아니었다면 상반기를 새로운 콘텐츠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냈어야 했다. 이효리 님이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효리 님 자체가 큰 콘텐츠다. 카메라만 드려도 재밌는 에피소드 나온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파일럿 중에 '이게 이효리 님의 힘인가?'라는 걸 느낀 게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재밌다는 경향도 있더라. 저희는 이효리 님의 그 멘트가 신기하게 들리더라. 트렌디 할 것 같은데 서울에 대해 어색해하고 '나 혼자만 다른 것 같다'고 외로움을 표현하는 듯한 단어들이 새롭게 보였다. 그 면을 부각하고 싶었다. 그때 이효리 님이 트렌디하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느낀 감정과 전경 등이 교차로 나올 때 더 쓸쓸해 보이더라"고 말했다.
'서울체크인'의 주인공은 왜 이효리여야 했을까. 김태호 PD는 "이효리 님 하면 시청자들이 더 잘 아실 것 같다. 상당히 솔직한 분이시다. 꾸밈이 없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래서 일의 속도가 빠른 것 같다. 쿨하게 일을 진행하는 매력이 있다. 또 이효리 님은 궁금한 것들에 대해 바로바로 표현하고, 본인도 몰랐던 것에 대해 받아들인다"며 "저희가 알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닮고 싶은 솔직하고 리얼한 모습도 있다. 그런 모습을 공감해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를 같이 하다 보니 고민을 많이 해서 제안을 해주시기도 한다. 저희가 '가능할까?', '해도 될까?'라는 부분에 대해 먼저 장애물들을 없애주는 경향이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김태호 PD는 "기존에 했던 프로그램들은 MC와 저의 호흡, 대화를 통해 만들어 간 게 없지 않아 있다. 빌드업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면 작년부터 새로 한 콘텐츠들은 저의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선 출연자의 특성도 있을 것 같다"며 "또 하나는 작년, 올해 협업을 하다 보니 제 이름이 들어가는 순간 시청자에게 선입견을 주는 경우도 있더라. '서울체크인'은 이효리 님을 돋보이게 하려고 제 이름, 제 존재를 가리려고 했다. 이번에는 이효리 님과 함께한 작품이기에 저의 개입보다 이효리 님 자체가 더 재밌는 콘텐츠다. 그래서 저의 개입을 줄이고자 했다. 앞으로 또 제가 어떤 걸 할지 모르겠지만 더 개입을 많이 할 수 있는 콘텐츠도 열려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17일 자로 김태호 PD는 20년간 몸담은 MBC를 퇴사했다. 그는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했다. MBC 퇴사 후 김태호 PD가 두 번째로 선택한 건 '서울 체크인'이었다. 김태호 PD가 MBC를 퇴사한 후 일상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그는 "MBC를 퇴사하고 OTT 업무를 하면서 가장 달라진 건 일요일 아침에 시청률 문자 없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전 7시에 시청률 관련 문자가 온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나 성과에 대해 무시하는 건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태호 PD는 "매주 방송해야 했던, 가끔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데 시간이나 기획 등 부족으로 가끔 미흡함이 드러나는 콘텐츠가 있을 수 있다. 지금은 보완할 만한 시간이 있다. 또 하나는 기존에 제가 대중을 상대로 콘텐츠를 하다 보니 어떤 연령대,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보는 지 등에 관련한 정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PD는 "OTT로 오니 명확한 타겟층을 겨냥해 콘텐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뾰족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졌다. 물론 지상파나 온라인 OTT가 시청자의 중요한 시간을 뺏어오는 건 똑같다. 진정성은 똑같지만, 창작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하기에 다양성 측면으로 봤을 때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편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MBC를 사랑하지만, 이별을 선택한 김태호 PD다. 그는 "지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 같은 프로그램을 한 경우가 있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해서 3년 가까이 된 것도 있다. 그 기간 외부의 유혹도 많았다. 그런데 그동안 그 외부의 유혹이 달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콘텐츠의 변화도 있구나 싶더라. 체험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순간이 와서 지금의 선택을 했다. 지난 8월에 선택한 이후 지금의 선택에 대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태호 PD는 "그동안 저희가 했던 콘텐츠에는 오프닝 등 구성이 존재했다. '서울체크인'은 리얼리티로 찍었지만, 순간 개입을 해야 하는 고민이 있었다. 찍고 나서 편집하니 이효리 님이 돋보여야 하고, 리얼함이 강조되어야 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1회부터 점차 달라지는 이효리 님의 표정과 리액션을 보실 수 있다"며 "요즘 재밌는 콘텐츠가 많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게 없다. '서울체크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봐주시면 매회 다른 메시지가 담겨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귀띔했다.
한편 '서울체크인'은 오는 8일 첫 공개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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