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연 /사진=텐아시아 DB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 이름 앞에는 늘 '이동휘 여자친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제는 '이동휘 여자친구'라는 꼬리표를 떼고 어엿한 '배우'로 성장했다.

정호연은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그는 전 세계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일으키며 미국 배우 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이하 SAG),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등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는 당당하게 할리우드로 입성한다.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트, 데드라인 등은 "'오징어 게임'으로 SAG 여우주연상을 받은 정호연이 차기작으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하는 애플TV+ 시리즈 '디스클레이머'에 출연한다"고 보도했다.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도 이 같은 소식을 공식화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 '그래비티' '로마'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 거장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선택한 작품은 '디스클레이머'로 애플TV+ 첫 시리즈 연출작. 르네 나이트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인 '디스클레이머'는 캐서린(케이트 블란쳇)이 침대 옆 테이블에서 발견한 소설책 내용이 자신이 과거에 묻어두고 싶었던 이야기로, 자신이 그 소설의 주요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다.

정호연 /사진제공=넷플릭스
앞서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클라인이 출연을 확정 지었다. 정호연은 킴(Kim)으로 분한다. 킴은 상사 캐서린의 조수다. 똑똑하고 활기차며 야망 있는 여성으로 프로페셔널과 자신감 사이에서 언제든 기회가 오면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이다.

사실 정호연의 할리우드 진출은 이미 예정됐다. 정호연은 지난해 11월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통해 미국 최대 에이전시 중 하나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계약했기 때문. CAA에는 브래드 피트, 톰 행크스, 비욘세, 노라 존스, 카디 비 등이 속해 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글로벌 활동을 위한 파트너"라며 "전 세계를 무대로 글로벌한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호연은 지난달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8회 SAG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모닝쇼'의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시녀 이야기'의 엘리자베스 모스, '석세션'의 세라 스누크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정호연은 "여기 계신 많은 배우를 관객으로서 스크린과 TV에서 많이 봤다. 항상 그들을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오징어 게임'으로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정호연이다. 2015년부터 이동휘와 공개 열애를 시작한 이후 누군가의 여자친구로만 불리던 그가 이제 '배우'로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지나, 더욱 진화 될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선택을 받은 정호연이 차기작을 통해 어떤 매력을 드러낼 지 주목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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