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은아가 과거 연예인 동료에게 월세, 화장품, 캠코더를 도둑질 맞았다고 폭로했다. 고은아는 앞서 신인 시절 선배에게 뒷담화 피해를 당한 경험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참는 것만이 미덕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폭로이기도 했지만 특정 인물을 향한 억측과 비난이 쏟아질 우려도 자아낸다.
고은아는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할매'에 출연해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고은아는 나문희, 김영옥, 박정수에 "정을 많기 주기 때문인 것 같다. 믿었던 가까운 사람들이 만만하게 본다"며 "상처도 상처인데 호구 취급을 많이 당해서 고민"이라고 고백했다.17살에 데뷔한 고은아는 서로 집도 오갈만큼 절친하게 지낸 선배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고은아는 "어느 날 촬영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다가 발톱이 빠진 적이 있다. 언니한테 와 달라고 전화했다. 언니가 왔는데 제가 119 구조대에 실려 갈 때 따라 나오지 않고 배웅만 해주더라"며 "치료를 받고 돌아왔는데 침대 위에 올려놨던 월세가 없는 거다. 언니한테 전화를 했는데 못 봤다고 하더라. 119 구조대원들이 저를 데리고나가는 와중에 그 돈을 챙기지 않았을 거 아닌가. 정황상 분명했지만 넘어갔다. 언니를 의심하면 잃을까봐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은아는 "또 어느 날은 해외에서 CF를 찍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식기는 그대로 있고 화장품, 옷이 싹 다 없어진 적도 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한 "언니와 같이 촬영한 날, 저를 모니터 해주려고 찍는 회사 캠코더가 없어졌다. 회사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우리 회사 대표님이 언니 회사 대표님에게 전화했다. 그런데 그 언니가 저한테 했던 짓을 자기가 당한 것처럼 적반하장 얘기를 한 거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고은아의 '폭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월 가수인 동생 미르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들의 텃세 문화를 꼬집으며 과거 촬영장에서 이간질을 당하고 영화제 참석을 위해 예약해둔 드레스를 뺏긴 적 있다고 털어놨다.
고은아는 신인 시절 모 작품 촬영에서 "어느 날 갑자기 다들 저와 같이 밥을 안 먹기 시작하고 배우들, 스태프들, 심지어 막내 스태프들까지 다 저를 좀 아래위로 훑어보고 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하루 이틀이면 상관없는데 이게 길어지니 마음에 응어리가 지고 상처를 받아서 내가 모 스태프를 붙잡고 울면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어봤더니 제가 배우들 욕을 하고 다니고 스태프들 뒷담화를 한다고 하더라. 모 여배우가 이간질을 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고은아는 시상식 드레스 쟁탈전에서 자신이 먼저 정해둔 드레스를 선배에게 뺏긴 일화도 전했다. 고은아는 "제가 먼저 픽스한 거라 이미 제 몸에 맞게 수선했는데 제가 입은 걸 보고 갑자기 뺏어갔다. 선배라 아무 말도 못하고 스태프들도 아무 말 못했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또한 텃세 문화에 대해서 "이건 '분명의 법칙'처럼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계속 돌아가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고은아는 전 소속사에서 폭행, 감시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도 밝혔다. 고은아는 "촬영이 끝나서 스타일리스트와 영화를 보러 갔는데 누가 남자랑 갔다고 회사에 잘못 제보했다"며 과거 소속사의 감시가 심해진 계기를 전했다. 이어 "내 핸드폰을 꺼두지 않고 책상 위에 올려놔 누구한테 연락이 오는지 감시했다. 또 오피스텔 경비 아저씨한테 얘기해서 감시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CCTV를 봤다. 새벽에 매니저가 찾아와 벨을 누르며 진짜 집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고은아의 폭로는 잘못된 문화나 그릇된 행동에 대해 환기하는 긍정적 작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거 없는 낭설의 진원이 될 위험도 있다. 질타를 받아야할 대상이 아닌 '이니셜 토크'로 인해 엉뚱한 이들이 오해를 받아 죄 없는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
고은아의 이러한 폭로는 결국 '앞에서 하는 뒷담화'라는 비판도 받는다.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일화 속 선배들의 행동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도둑 일화의 선배에 대해서는 '러블리한 이미지'나 '자신보다 연상' 등의 키워드를 던지며 '네티즌 수사대'를 출동하게 했다. 용기 있는 고백은 응원하지만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공개적'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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