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 연기 복귀 정지훈
'고스트 닥터' 종영 소감
"가수 활동도 놓지 않을 것"
'고스트 닥터' 종영 소감
"가수 활동도 놓지 않을 것"
배우 정지훈이 2년 만의 복귀작 ‘고스트 닥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차영민으로서 최선을 다해 행복하다는 그는 배우로서 한층 더 성숙해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팔다리가 으스러질 때까지 가수 활동도 놓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2일 tvN ‘고스트 닥터’(연출 부성철/ 극본 김선수)의 배우 정지훈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을 가졌지만, 오만한 천재 의사 차영민(정지훈 분)과 의사로서의 사명감이라곤 하나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고승탁(김범 분)이 서로의 보디를 공유하며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를 그린 작품. 정지훈과 김범의 극과 극 케미로 화제를 이끌며 이날 종영을 맞았다.정지훈은 장장 6개월간의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수술방에서 그의 모습은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닌 ‘진짜 의사’처럼 리얼했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위해 도구부터 수술 용어까지 몽땅 외운 그의 노력 덕분이다. 매회 수술 신 마다 느낀 짜릿한 쾌감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만족스러운 종영을 맞은 듯한 모습이다.
“처음 시나리오 읽고는 하고 싶은 생각보다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거 잘못하면 큰일 나겠는데, 내가 소화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1부를 잃어보고 고생스럽겠지만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배워가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래서 욕심이 나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만에 연기자로 복귀한 정지훈. 본래 미국에서 예정된 작품이 있었으나, 팬데믹 때문에 발길이 묶여버렸다. 본의 아니게 ‘싹쓸이’와 ‘먹보와 털보’ 등 예능 활동을 하게 된 그는 어쩌다가 ‘고스트 닥터’와 인연을 맺게 됐을까.
“예능 활동을 하던 당시 대본을 많이 받았다. 늘 비슷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오다가 의사 역할은 처음이라 궁금해서 읽게 됐다. 그러다가 욕심이 났다. 실제 닥터들과의 대화와 수술 도구부터 방법 등을 터득하는 데 굉장히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애식가로 알려진 정지훈은 작품을 위해 식사까지 거르며 공부했다고. 그는 환자의 몸에 직접 칼은 대지 못해도, CPR이나 인공호흡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 매디컬 드라마를 하기가 부담스러웠지만, 재미있어서 선택하게 됐다. 그렇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제가 점심 저녁을 굶어가면서 대본을 들고 공부했다.”
정지훈이 연기한 차영민은 차갑고 냉소적이지만 허당기를 겸비한 캐릭터. 천재 의사인 데다 차갑고 냉소적이지만, 죽음 앞에 살고 싶어 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고스트로 변한 이후로는 허당기와 코믹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실제로 차영민과 저는 완전히 다르다. 저는 츤데레처럼 앞에서 차갑고 뒤에서 따뜻한 걸 못한다. 대놓고 잘해주던 대놓고 못 해주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고스트 차영민의 허당기는 조금 있는 것 같다. 원래 성격이 유쾌하기도 하다.”
식사도 거를 만큼 작품에 애정을 쏟았던 정지훈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운동. 그는 "운동만이 살길이다”라며 “집에 몇 시에 들어가든 쇠질은 1시간씩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영민 캐릭터가 얼굴이 붓거나 하면 안 돼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턱선이나 눈빛이 날카롭게 보이기 위해 물만 많이 먹고 운동 빡빡하게 하고 잠들었던 것 같다. 운동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 말했다.
정지훈은 극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호흡한 김범에 대해 “여자친구 혹은 서수남 하청일과 같은 케미”였다고 밝혔다. 노력하지 않아도 죽이 척척 맞았다는 두 사람. 여주인공이 버젓이 있음에도 꽁냥대는 브로맨스를 펼쳤던 두 남자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김범과 즐거웠던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가 어렵다. 매 신이 거의 다 애드리브였다. 대사대로 하지 않으면 NG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린 서로 대사를 받아 쳐주면서 살린 신이 정말 많았다. 김범 군이 저를 많이 예의주시해서 제가 애드리브로 잘 쓰는 단어들이 있다. 그런 추임새들을 간파해서 본인이 제가 빙의된 역할을 했을 때 활용하더라. 연구를 많이 했다고 느꼈다.”배우 성동일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정지훈은 “너무 존경하는 선배고, 너무 재미있으시다”라며 “현장마다 매번 나오시면 모두에게 힘을 주시는 분이다. 선배가 없었으면 우리 모두 현장에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정지훈은 올해 41세가 됐다. 그는 “30대와 40대는 비슷한 것 같은데 20대와 40대는 차이가 크다”며 “일단 20대 때는 3일 밤을 세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체력이 옛날 같지가 않다. 이게 말이 되나 싶다. 정말 놀랐다”고 전했다. 더불어 40대의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40대는 좀 더 내려놓고 싶다. 대화 하고 싶고,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실패하면 그대로 인정 하고 싶다. 성공하면 겸손함을 좀 버리고 인정받고도 싶다. 원래 예전에도 그랬지만 40대에는 가족과의 시간 50% 나머지는 일, 그중 5%는 바이크를 타겠다.”
본업인 가수 활동은 어떻게 이어갈까. 이효리의 ‘MAMA’ 무대를 현장에서 지켜봤다는 정지훈은 “굉장히 멋있었고, 역시는 역시다 싶었다”고 떠올렸다. 시대를 같이해 온 가수에게 전율을 느낀 그는 그곳에 자신의 모습도 투영해 보지 않았을까.
“제 허리가 부러지는 그 날까지. 팔다리가 으스러지는 그 날까지. 제가 어린 애들과 춤사위가 다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어머님들을 위해 제가 한 번 끝까지 뛰어보겠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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