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이서진, 종영 인터뷰
생각지 못한 복병...'여장'
이서진, 종영 인터뷰
생각지 못한 복병...'여장'
배우 이서진이 ‘내과 박원장’을 통해 파격 변신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머리 분장은 예상 했던 일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서진과 7일 오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연출 서준범) 출연 소감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과 박원장’은 하나도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픈’ 현실을 그려낸 메디컬 코미디. 20년 경력 전문의 장봉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14일 티빙을 통해 처음 공개된 해당 작품은 ’대머리 의사 된 이서진'이라는 파격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다.이서진은 ‘내과 박원장’을 통해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연기 점수는 보시는 분들이 후하게 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코미디 연기 도전이 가능하다”며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서진은 어린 시절부터 코미디 장르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원장’의 B급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가장 좋아하는 시트콤으로 미국의 ‘프렌즈’를 꼽기도 했다. 그토록 애정하는 장르인 만큼 첫 코미디 도전에서 그는 대머리 특수 분장과 여장, ‘야인시대’ 패러디 등 이미지를 아끼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저는 변신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제가 갖고있는 모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는 사실 댓글을 보는 방법도 모르고 잘 보지도 않는다. 주변에서 얘기해 준 댓글에 따르면, 좋은 댓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재산 탕진했다’는 얘기가 있더라. ‘이서진이 이렇게까지 하는데 봐줘야 된다’는 얘기도 하셨다.”
이서진은 극 중 라미란, 차청화, 신은정, 김광규, 정형석, 서범준 등 베테랑 코믹 배우들과 호흡했다. 코미디 장르다 보니 자연스러운 애드리브가 많이 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다들 애드리브를 많이 한다. 어떤 게 애드리브이고 대사인지 잘 모를 정도다. 저 같은 경우 가끔 욕을 더 심하게 한다던가 OTT다 보니 PPL도 대놓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점도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이서진은 ‘박원장’ 팀의 케미를 ‘불협화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불협화음’이라고 한 이유는 각자 캐릭터가 너무 세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다. 그래서 불협화음이지만, 나중에 끝날 때쯤에 돼서는 하모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 이서진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은정 씨 김광규 씨 같은 경우 저랑 워낙 가깝고 라미란, 차청원 씨는 워낙 성격이 밝고 재미있으신 분들이라 코미디에 다들 적합하신 분들이 와서 호흡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촬영 안 할 때는 광규 형이랑 워낙 친하다 보니까 티격태격하며 놀 때가 많다.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어하고 끼어들어 같이 농담하기도 했다”며 “다들 오랜 연기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라 긴장하거나 이런 건 없다. ‘큐’ 들어가기 전에는 서로 노느라고 바빴다”고 전했다.
특히 박서진은 가장 연기를 함께하고 싶은 ‘원픽’으로 라미란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라미란 씨랑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좋았다”며 “이번에는 코미디를 했지만, 라미란 씨랑은 정극도 해 보고 싶고, 스릴러 같은 것들도 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라미란 씨 하고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다른 장르에서도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코미디 쪽에서만 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알기론 정극에서도 너무너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역에도 다 잘 어울릴 것 같고, 그 역할에 잘 스며들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서진은 올해 52세로 데뷔 23년 차 배우다. 그간 왕과 실장 전문 배우라 불릴 정도로 진중한 배역을 다수 소화했다. 대머리 분장이나 여장도 화제가 됐지만, 그가 40대 중년 내과 의사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 또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왕, 실장 이런 역할이 오히려 익숙지가 않고, 40대 중년이 훨씬 익숙하다. 내가 다 지나온 길이었기 때문이다. 40대가 이런 애환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의사 선생님도 제가 굉장히 존경한다. 의사 분들이 이런 힘듦과 아픔을 겪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돼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주변 의사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주변 의사분들이 박원장을 한다고 했을 때 문자들을 많이 보내 주셨다”며 “기대가 크다며 의사들의 애환을 잘 표현해 달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삶이 고달픈 사람의 생활이기 때문에 초반에 그런 경험을 많이 하셨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그분들도 처음 개업했을 때는 박원장처럼 많이 힘들었다는 얘기들도 해주셨다”고 전했다.
가장 공감되는 에피소드 또한 의사들의 애환을 그린 장면이었다. 이서진은 “모든 의사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라며 “처음에 개업하면, 특히 내과 같은 경우는 환자가 많지 않으면 힘들다는 말씀들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산을 해 보니까 환자들이 진짜 많지 않으면 굉장히 병원을 꾸려나가시는 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에피소드는 많이 공감하는 편이다. 비보험 진료를 늘리자는 이유가 이해가 가더라”고 생각을 밝혔다.
처음 이서진에게 “의사들의 애환을 잘 표현해 달라”던 주변 의사들은 작품을 보고 나서 태도가 바뀌었다고. 이서진의 대머리 분장 임팩트가 그만큼 강했던 것. 재미있다는 반응에 뿌듯함을 느꼈을 이서진. 하지만 대머리 분장보다 더 그를 힘들게 했던 건 따로 있었다.
“대머리 분장은 제가 제안을 한 것이고, 여장은 미처 제가 대본을 못 본 상태에서 하게 됐다. 대머리 분장은 제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웃겨야 하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오히려 걱정됐다. 하지만 여장은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분장 팀이 아이섀도를 그린다길래 거기서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저는 짜증 났지만 보시는 분 중에 여장이 잘 어울린다고 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런데 사실 그 말 듣는 것도 짜증 나긴 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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