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비상선언'이 결국 개봉을 미뤘다. 벌써 두 번째다. "코로나19 시기에 꼭 봐야할 시의적절한 영화"라고 했는데,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세에 다시 한 번 꼬리를 내렸다.

배급사 쇼박스는 15일 "오는 1월, 새해를 여는 영화로 '비상선언'을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이어왔다"라며 "하지만 현재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현 상황의 어려움을 고려해 '비상선언'의 개봉을 잠정 연기하게 됐음을 알려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역시 고대하던 개봉이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비상선언'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좋은 영화로 남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고민 끝에 연기를 결정했다"라고 했다.또한 "영화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공간은 극장이다. 그렇기에 극장을 찾는 많은 분들의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워질 수 있을 때 관객 여러분을 찾아가겠다"라며 "한 공간 안에서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울고 웃었던 그 감동적인 순간들을 잊지 않고 '비상선언'은 극장에서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비상선언'의 개봉을 기대해 주신 관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항공 재난 영화다. '우아한 세계' '관상' 등을 연출한 한채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역대급 라인업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유일한 한국 영화로 공식 초청을 받으면서, 전세계적인 관심도 끌었다. 칸 영화제 당시 해외 언론들은 "시의 적절한 줄거리, 송강호의 훌륭한 연기로 구성된 경이적인 비행기 스릴러"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의 마음이라고 깨달른 지금 봐야 할 영화" 라고 평했다.'비상선언' 개봉이 연기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칸 영화제 이후 여름 성수기에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져 개봉을 미뤘다. 이후 내년 1월 개봉을 공식 발표했지만, 또 한 번 코로나를 피하게 됐다.

최근 쇼박스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비상선언'을 1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아직 개봉일을 확정짓지 않았다"라며 "12월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 추이를 지켜 보고 개봉일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15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지난 14일 열린 언론시사회 이후 극찬이 이어지고 있으며, 사전 예매율 95.5%, 예매 관객수 7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기록을 쓰고 있다. 이에따라 개봉 첫 주 가볍게 100만 관객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코로나 확진자수는 7850명, 위중증 96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비상선언'은 개봉을 연기했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관객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비상선언'의 개봉 연기 결정은 불가피했다. 25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해외 판매 금액 등을 제외하면 극장에서 최소 500만명 이상 관람해야 손익분기점이 넘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에서 500만명 이상 관람한 영화가 없다기 때문에 망설이고 또 망설였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에 코로나 확산세는 점점 더 악화 됐고, 정부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영화관 영업시간 제한 등이 다시 시작 되면 손익분기점 돌파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스파이더 맨 노웨이 홈'의 배턴을 이어 받어 '비상선언'이 2022년 한국영화의 부활에 신호탄을 쏴 주리라 믿었던 상황에서 여러모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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