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과 전지현을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했던 미스터리한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에서는 산불에 맞서는 국립공원 레인저들의 뜨거운 사투가 감동을 선사함과 동시에 죽음의 미스터리가 점점 더 깊숙이 인물들에게 접근했다. 이날 강현조(주지훈 분)는 환영에서 본 산불을 막기 위해 단서가 있는 창고로 향했다. 그러나 검은 장갑을 낀 진범이 문을 잠그고 불을 지른 터, 그곳에 있던 아이들까지 위험해졌다. 산 아래에서는 불길을 진압하고 위험 거점에 미리 물을 뿌리는 119구조대,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경찰, 산을 타고 오르며 더 큰 불을 막기 위해 가지와 잎들을 쳐내며 방어선을 구축하는 국립공원 레인저 등 긴박한 상황이 펼쳐졌다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소나무군락지 아래 해동마을로 불길이 향하는 아찔한 위기가 닥쳤다. 이때 감자 폭탄 사건의 피해자 일만의 처가 제 아이들까지 산에 있다는 걸 알았다.

좁은 산길 탓에 소방차 진입에 난항이 일어 한(恨) 서린 울음이 터져 나온 순간, 레인저들의 분소장 조대진(성동일 분)이 "우리가 올라가겠습니다"라며 뛰어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지리산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누구보다 산을 잘 알고 산을 오르내린 레인저라는 존재가 주는 안도감 그리고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그들의 사명감이 고스란히 전해진 순간이었다.진화 장비도 갖추지 못한 서이강(전지현 분) 역시 자신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걸 알고 곧장 구조에 뛰어들었다. 방염 텐트를 덮어쓴 채 아이들을 감싼 그녀는 그렇게 온몸으로 거센 화마를 견뎌냈다. 여기에 끝까지 수색을 포기하지 않은 레인저들과 드론으로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살핀 강현조의 조력이 더해져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은 채 산불 진압에 성공, 숨 막혔던 몰입감을 따스한 감동으로 뒤바꿔놓았다.

이렇듯 긴박하고 뜨거운 밤이 지나간 후, 강현조는 서이강에게 환영이 시작된 후 본 죽음들에서 찾아낸 단서에 대해 전했다. 지리산에서 사람이 죽은 25건의 사건 중 자신에게는 5건만이 보였고 이는 사고로 위장한 살인 사건이라고 추리한 것. 지리산은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아픔과 염원이 쌓여온 산인 만큼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터. 마치 죽음을 멈추게 이끄는 듯한 지리산이 강현조에게 또 어떤 단서를 보여주며 사람과의 공존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특히 2년 후 2020년 현재에는 이다원(고민시 분)에게 심상치 않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다리를 다쳐 산을 타지 못하는 서이강을 대신해 '생령' 주지훈이 남긴 조난자 위치 표식을 찾아다니던 그녀의 뒤로 검은 장갑을 낀 누군가가 접근한 것. 그러나 팔에 붙은 레인저 마크와 "여긴 어쩐 일이세요?"라며 반색한 이다원의 미소는 해당 인물이 같은 동료임을 알게 해 더욱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긴장감이 서리고 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