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넷추리》

'지리산'으로 복귀한 배우 전지현
'엽기적인 그녀'에서부터 20년 변천사
깊어지는 연기력+한결 같은 미모 '감탄'
'지리산' 배우 전지현./사진제공=tvN


《태유나의 넷추리》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꼭 봐야 할 '띵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주말에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하겠습니다.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자라서 레인저가 되면 '지리산'의 레인저가 되지 않았을까요?"tvN 새 토일드라마 '지리산'의 김은희 작가가 전지현이 연기하는 서이강 캐릭터에 대해 한 말이다. 털털하고 여성 주도적인 면이 닮았다며 "전지현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

이처럼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로 톱스타 자리에 오르며 21살에 최연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전지현은 '지리산'에서 톡톡 튀는 말괄량이 모습에 카리스마까지 더해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시간이 흐를수록 훨씬 성숙해진 연기력을 보이는 것에 반해 얼굴은 세월을 거스르는 듯 방부제 미모를 뽐낸다는 점. 이에 '엽기적인 그녀' 여대생에서 '지리산' 레인저가 되기까지 전지현의 20년간 변천사를 살펴봤다. '엽기적인 그녀'(2001)
'엽기적인 그녀'./사진제공=아이엠픽처스, 시네마서비스
'엽기적인 그녀'는 대학생 견우(차태현 분)가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그녀'(전지현 분)를 만난 이후 친구 이상 애인 이하의 만남을 유지하며 온갖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첫사랑인지 아닌지 구분되지 않는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코믹한 느낌으로 잘 녹여내 당시 큰 흥행을 모았다.

특히 전지현이 연기한 '그녀'는 노인의 머리에 구토하고, 화가 나면 막무가내 폭력을 쓰는 등 살벌하고 엽기적인 인물이었음에도 전지현 특유의 풋풋한 연기와 화려한 비주얼이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전지현이 아니었다면 '엽기적인 그녀'가 이렇게까지 흥행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전지현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압도적. 지금 보기엔 유치한 B급 코미디 일지라도 전지현의 20대 얼굴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별에서 온 그대'(2013~2014)
'별에서 온 그대' ./사진제공=SBS
'엽기적인' 그녀 이후 장기적인 흥행 부진은 겪다 2012년 영화 '도둑들'에서 예니콜 역을 맡으며 부활의 기지개를 켠 전지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3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 보증수표 자리에 올랐다.

'별에서 온 그대'는 400여 년간 조선 땅에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왕싸가지 한류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 전지현은 한층 고급스러워진 분위기와 함께 백치미 톱스타 역할을 '찰떡' 같이 소화해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모습이 풋풋함이었다면,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더욱 능청스러워진 코미디 연기에 슬픈 멜로연기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고, 이후부터 엉뚱하고 당찬 매력이 묻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립해 전지현이라는 장르를 개척해나갔다. '암살'(2015)
'암살' 스틸컷./사진제공=(주)쇼박스


'암살'은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었던 전지현의 이미지를 여전사로 만들어 준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전지현은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리더로 변신, 압도적인 총격 액신 장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1인 2역 연기까지 완벽히 해내며 탄탄한 연기력까지 보여줘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줬다.

특히 화려함의 정석이었던 전진현은 '암살'에서 분장을 포기, 기초 메이크업 베이스만 바르고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 1930년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을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전지현은 "항상 예쁜 모습만 보이는 건 아닌 것 같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이후 전지현은 '킹덤: 아신전'(2021)에서도 웃음기를 뺀, 극한의 분노와 외로움, 여전사의 면모를 완벽히 표현해내 호평 받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