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아 주연 '최선의 삶' 9월 1일 개봉
방민아 짙은 감성, 180도 연기 변신
걸스데이 11주년, 재결합은 "아직"
"인간 방민아가 익었을 때 연기에 배어 나온다"
배우 방민아./ 사진제공=국외자들

"제게 최선의 삶이요? 걸스데이 때도 최선, 지금 또한 최선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영화 '최선의 삶' 주연으로 스크린 컴백을 알린 방민아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고가 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걸 바라보며 가다가는 빨리 지칠 것 같았다. 그래서 최선을 선택했다.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게 됐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라며 웃었다.

'최선의 삶'은 열여덟 강이부터(방민아)·아람(심달기)·소영(한성민)까지,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꺼이 더 나빠졌던 그들의 이상했고 무서웠고 좋아했던 그 시절의 드라마로,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이자, 가수 아이유의 "인생 책"으로 화제를 모은 임솔아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 '최선의 삶'을 원작으로 했다.강이, 소영, 아람은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 사이다. 늘 붙어 다니던 세 사람은 동반 가출을 감행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지독하게 무더웠던 그 날 밤 이후 셋의 관계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나름 최선이라 믿었지만 상처가 되는 선택들, 그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는 10대들의 이야기다.

특히 방민아는 열여덟 강이로 분해 깊은 감성을 쏟아내고, 역대급 연기 변신을 시도 했다. 방민아는 이 작품으로 제20회 뉴욕 아시아 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방민아는 "맨 처음 '최선의 삶'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저도 겪었던 아팠던 기억, 트라우마 등이 떠올랐다. 제 몸도 마음도 아플 만큼 와닿았다"라며 "강이를 연기하면서 제가 아팠던 기억도 인생의 한 장면으로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대로 제가 겪었던 아픔을 쏟아내고 싶었다. 그렇게 제 마음도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민아는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저 또한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지내왔다"고 덧붙였다.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작품에 제대로 몰입했다. 방민아는 혼란을 겪는 강이에 빙의해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그는 "도전 후에 저도 후련했다. 제가 힘들었던 것들이 강이를 연기하면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결국 제 한 시절을 잘 보내준 것 같아서 좋았다"라고 만족해했다.

심달기, 한성민과의 호흡이 남달랐다. 세 배우 모두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공감을 안겼다. 방민아는 "좌달기, 우성민이라고 말할 정도로 제겐 든든한 동생들이었다. 동생이지만 동생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배우로서 배울 부분이 정말 많았다"며 고마워했다. 무엇보다 방민아는 "달기, 성민이 그리고 이우정 감독님까지, 여자 넷이 영화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만큼 마음이 통했고, 그렇게 작품의 질이 더 좋아질 수 있던 것 같다"고 했다.

2010년 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방민아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비교적 좋은 연기를 펼쳤는데도,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걸그룹 출신'이란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출연작품에 대한 편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방민아는 "심각하게 고민도 해 봤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그런 것에 대해 부담이 있었다.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고민의 끝에서 결론을 낸 저의 모습을 보니 상관이 없겠더라. 그것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상관이 있나? 편견을 깨겠다가 아니고 오히려 가져가고 싶다"고 밝혔다.아울러 방민아는 "깰 수 없고, 깨지 못한다. 그리고 버리지 않을 것이다. 걸스데이라는 사실이 없으면 제가 없다. 결론은 저는 (편견마저도) 사랑하더라. 제가 사랑하는 게 있다면, 그런 것까지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가져가고 싶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걸스데이가 데뷔한 지 벌써 11년이 됐어요. 저희한테 의미가 남다르지만 얼마 지난 것 같지 않아서인지 실감이 안 나네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고 복잡 미묘합니다."

방민아는 걸스데이 멤버들끼리의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받았을 때 어안이 벙벙했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을 때 멤버들이 저보다 더 좋아해 줬다"라며 "너무 보고 싶은데, 2인 이상 못 만나지 않나. 우린 4명이다"라고 아쉬워했다.많은 팬이 바라고 있는 '재결합'과 관련해서 방민아는 "멤버들이랑 가끔 재결합 얘기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진 힘들 것 같다"라며 "시간이 흐른 뒤에 저희 모두 준비가 됐을 때 뭉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이랑 저희를 기다리는 모든 분에게 미안함을 지울 수 없고, 모두 보고 싶지만 여러 상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열심히 살다가 다시 또 만나는 날이 있기를 저희 모두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화 '최선의 삶' 포스터./

'최선의 삶' 개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방민아는 "아직 제 연기를 객관적으로 못 보겠다. 늘 볼 때마다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더라. 못한 건 뭐고, 잘한 건 뭔지, 그게 늘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민아는 "연기보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위로가 됐다. 극 중 인물들이 겪는 일들을 보면서 '나도 그랬지' '나는 그때 그래서 후회했는데' '쟤도 그랬겠구나' '나도 그랬는데 당신도 그랬어요?' 라는 질문들이 던져졌다. 그렇게 공감하면서 위로받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방민아는 "웃지도 않고 말수도 없는 강이를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었다. 저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굳이 우울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늘 밝았던 제가 연기하는 강이를, 강이 그대로 봐 줄 수 있을지 걱정됐다"라며 "웃는 모습으로 대중을 만나는 제가 웃음 짓지 않는 모습을 연기할 때 그것이 어떻게 비칠지 궁금했고, 흥미로웠다"라고 했다.

'최선의 삶'에서의 방민아는 그간 무대나 예능에서 봐 왔던 것과 확실하게 다른 모습이다. 자신도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몰입해 캐릭터를 그려냈기에,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소비됐다. 방민아는 "사실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당분간 몇 번은 누군가를 웃게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이번 영화처럼 도전이 필요할 때는 여러 상황이 받쳐줘야 하는데 요즘 제가 힘이 좀 달린다"며 웃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의 방민아는 한결 가벼워졌다. 그는 "얼마 전에 촬영을 마쳤다. 제 나이 때에 보여줄 수 있는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조금 더 어렸더라면 이해하지 못할 지점들이 있었고, 이제야 이해할 수 있는 게 보이면서 재미있었다"라며 "아직은 저 자신이 익어가는 중인 것 같은데, 한 번씩 조금 더 익어간다고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다. 연기적인 게 아니라 저라는 사람이 익었을 때 연기로 배어 나오는 것 같다. 그게 연기에 더 흥미를 느끼게 한다"고 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첫 뮤지컬 도전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날들'을 통해 공연 연기를 처음 공연했다. 방민아는 "너무 궁금했다. 제가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니, 부족함 없이 하지 않을까 싶었고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서 도전했다. 온주완 배우가 오디션 자리를 소개해 주셨고, 운이 좋게 캐스팅됐다"라며 "결론적으로 정말 달랐다. 나름 많은 공연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더 열심히'가 시작됐다. 뮤지컬이라는 영역은 연기와 노래 자체가 또 달랐고, 그 부분이 저를 자극했다. 궁금해서 더 파기 시작했고 앞으로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민아는 "공연 연기를 마치고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를 찍었는데, 시청자들은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지만, 저는 연기하는 데 체감상 느낌이 달랐다. 저는 소소하게 그 재미를 찾았다"라며 웃었다.

"어떤 형태로라도 꾸준히 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방민아는 뮤지컬, 영화, 그리고 여러 예능 출연도 욕심냈다. 데뷔 11년 차인데 눈빛은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불러만 달라. 의뢰 주시면 언제든지 달려간다"라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방민아가 열연한 영화 '최선의 삶'은 9월 1일 개봉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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