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아시안 혐오 범죄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방탄소년단은 3월 30일 공식 트위터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 아시안에 대한 차별, 증오 범죄에 대한 문제는 반복적으로 언급 돼 왔는데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 원인을 아시안으로 돌리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혐오' 반응은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백인 남성이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는 아시안 혐오로 발생한 범죄로 밝혀졌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이런 사건을 언급하며 인종 차별 반대를 외쳤습니다.
사실 방탄소년단도 아시안 혐오와 차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미국 카드 제작사가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주요 출연자들의 일러스트를 표현하면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두더지 잡기 게임 속 두더지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피투성이에 기괴한 형태로 그려 논란이 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카드사 측은 사과하고, 해당 카드 세트를 판매에서 제외했지만 방탄소년단에게 사과하진 않았습니다.
독일의 한 라디오 프로그럄의 진행자 마티아스 마투스키크(Matthias Matuschik)는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이 영국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곡 '픽스 유(Fix you)'를 커버한 것을 언급하면서 "작은 오줌싸개들이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를 열창한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이로 인해 BTS는 북한에서 20년간 휴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습니다. 해당 무대는 콜드플레이가 극찬했음에도 명백한 비난을 가했죠.
뿐만 아니라 "BTS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줄임말"이라며 "이들로부터 치유해 줄 백신을 희망한다"는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호주 방송 '채널9'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1위에 오른 후 "세계 어디서든 불리고 있지만 멤버 중 영어를 한 명밖에 못한다"고 했습니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표출한 UN 연설에 대해서도 "헤어 제품 얘기였죠"라고 비아냥거리고, "멤버 중에 게이가 있다. 그게 수학이다"고 단정 지어 말하기도 했죠.
방탄소년단은 차별 경험을 공유하면서 아시안 혐오 범죄에 앞장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멤버들은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보았다고 차별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저희의 경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며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죠.
방탄소년단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이런 이야기를 꺼내놓기까지,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전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 폭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아티스트입니다. 21세기 비틀즈라 불리는 방탄소년단이지만,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종을 빗댄 외모 비하와 성희롱 등 지속적으로 차별을 겪었습니다. 잘못된 시선을 딛고 정상에 선 방탄소년이 진심을 담아 외친 메시지가 또 전 세계인에게 닿길 바랍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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