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촬영 중지 청원 15만 돌파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민주화 폄훼 의혹
'설강화' 캐스팅 / 사진 = JTBC 제공


JTBC 방영 예정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여 두 번의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청원 15만 명을 돌파했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대해서도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심각한 역사왜곡으로 퇴출되면서 시청자들이 역사 문제를 다루는 작품에 대해 더욱 날카로운 시선으로 살펴보고 있다.

'설강화' 촬영의 중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3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26일 시작된 '설강화 촬영 중지'에 대한 청원글은 이날 오후 참여인원이 15만 명이 넘었다. 이 같은 청원이 등장한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진 '설강화' 시놉시스를 근거로 독재 정권을 정당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JTBC는 지난 27일과 30일, 두 차례나 해명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설강화' 속 여주인공 이름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실존인물과 유사해 이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설강화' 측은 드라마 여주인공 이름도 바꾸기로 했다. 이 드라마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대학생들의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정해인, 지수, 유인나, 장승조, 윤세아, 김혜윤 등이 출연한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출연하는 배우 한석규, 정유미 / 사진=텐아시아DB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원작인 중국 소설 장야난명(동트기 힘든 긴 밤)이 '시진핑 정부 선전 소설'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 공산당 산하 검찰일보 및 피두 검찰의 공식 웨이보를 비롯해 각 지역 공산당 산하 기관에서는 출간 축하글과 홍보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원작 작가인 쯔진천은 2019년 웨이보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가에 대해 "게으르고 진지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평화로운 도심 한복판에 총성이 울리고 테러 용의자가 붙잡혀 이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추악한 진실이 드러나는 이야기로, 배우 한석규, 정유미, 김준한, 류혜영, 이희준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 원작 내용은 힘없는 개인이 악당으로 볼 수 있는 거대한 권력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원작에 녹아있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캐릭터 등은 한국 실정에 맞게 80% 정도로 각색해 촬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 사진제공=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앞서 박계옥 작가의 tvN '철인왕후'와 '조선구마사'는 창작의 범위를 넘어서는 날조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심각한 역사왜곡 및 동북공정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철인왕후'는 사과했고, '조선구마사'는 방영 2회 만에 방송이 취소됐다.

중국의 동북공정 공작으로 인해 반중 감정이 높아진 가운데 드라마 속 PPL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tvN '여신강림'에서는 주인공들이 중국브랜드 라면을 먹은 데 이어 tvN '빈센조'는 중국브랜드가 판매하는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에 지적이 이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빈센조'는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슬쩍 들어내기도 했다.

JT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설강화' 폐지를 촉구하는 항의글이 쏟아지고 있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심각한 역사왜곡과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한 드라마의 최후를 본다면,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결코 쉽게 넘어가선 안 될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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