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PPL 논란 장기화
앞서 '여신강림'도 시청률 직격탄
'논란 후 시청률 하락' 공식, 이번에는?
앞서 '여신강림'도 시청률 직격탄
'논란 후 시청률 하락' 공식, 이번에는?
'드라마 시청을 방해할 정도로 과한 간접광고(PPL)는 시청률을 떨어뜨린다'
방송가에서 떠도는 이 격언은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사용돼 왔다. 앞서 PPL 논란이 있었던 드라마는 대부분 시청률 지표에서 쓴 맛을 봤다.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 시청률 하락의 예측이 가능한 이유다.
노골적인 PPL은 오랜 기간 시청자들로부터 저항을 받아왔다. 극의 흐름에 불필요한 장면이 등장해 몰입도를 망친다는 까닭에서다.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작품에 발생하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방송사의 설득이 있었고, 점차 PPL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수용폭이 넓어졌다. 시청자들마다 PPL에 대한 보이지 않는 '한계선'을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 선을 넘은 드라마들이 등장했고,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이 가운데 '빈센조'가 또다시 PPL 논란의 중심에 섰다. 2주 연속 9~10% 시청률로 순항하던 드라마가 방영 후 최대의 암초를 만난 것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빈센조' 8회에서는 빈센조(송중기 분)와 홍차영(전여빈 분)이 중국 즉석식품 브랜드 '즈하이궈'의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했다. 홍차영은 "재미있는 구경을 할 땐 맛있는 게 있어야 된다"며 중국산 비빔밥을 꺼냈다. 해당 제품에는 한글로 '차돌박이 돌솥비빔밥'이라고 적혀 있으나 중국 브랜드의 표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 직후 해당 장면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등을 자신들의 문화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이런 광고를 받았다는 것에 더 큰 아쉬움을 나타낸 것이다. '빈센조'는 한류 스타인 송중기가 출연하고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되는 만큼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때문에 '자칫 외국인들이 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는 송중기에 대한 책임론으로 옮겨 붙었다. 일각에서는 '빈센조' 시청을 보이콧하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tvN은 앞서 방영한 '여신강림'에서도 지나친 중국 기업의 PPL로 질타를 받았고, 곧바로 시청률 하락을 경험했다. 나중에 시청률을 회복하긴 했으나, 당시 2% 가까이 추락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짐작하게 했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빈센조'에 등장한 마피아만큼 시청자들을 무서워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드라마에 들어오는 광고비, 특히 중국 등 해외 자본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허나 무분별한 PPL은 오히려 시청률을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론 광고주도 떠나 보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일시적인 시청률 하락 그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빈센조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