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학폭 미투' 논란
근거없는 허위 사실로 가해자 낙인
조병규X차웅기X요아리 등 피해
TOO 차웅기, 배우 조병규, 가수 박지훈./사진=텐아시아DB
최근 유명인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하는 '학폭 미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근거 없는 허위 소문들로 낙인이 찍히는 피해자들까지 발생하는 상황이 생겨나 문제가 되고 있다.

TV조선 '미스트롯2' 참가자 진달래 학폭 논란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글쓴이는 "이유 없이 맞은 날이 수두룩했다. 한 날은 교회 뒷골목에서 폭행을 하다 복부를 걷어찼고, 그걸 옆에서 보던 가해자의 친구가 '얘네 나중에 임신 못하면 어떻게 해'라며 울면서 말리자 '그것까진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며 계속해서 발로 배를 집어 찼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진달래는 자신의 SNS에 학폭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올렸고, '미스트롯2'에서도 자진 하차했다.
'미스트롯2' 진달래, '유 퀴즈' 이재영·이다영./사진제공=TV조선, tvN

프로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거 이들로부터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오자 SNS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배구연맹은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게 무기한 국가대표 선발 제외 징계를 내렸고, 소속팀인 흥국생명도 두 선수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 두 자매가 출연했던 E채널 '노는 언니',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이들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며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이렇듯 가해자들이 학폭을 인정하는 가운데, 커뮤니티에는 계속해서 폭로전이 이어졌다. 가수 요아리와 TOO 차웅기, 박지훈, 배우 조병규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학폭 사실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의혹만으로 이들은 수년간 쌓아온 이미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씻을 수 없는 낙인에 고통을 겪었다.
사진=JTBC '싱어게인' 방송 화면.

특히 JTBC 예능 '싱어게인'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던 요아리는 최종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그가 학교 폭력으로 중학교를 자퇴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불이익을 당했다.프로그램이 끝난 뒤 SNS를 통해 "가해자였던 적 없다”며 해명했지만, 이미 경연 당시 실시간 문자 투표에 영향을 미쳤고. 심사위원 점수를 높게 받았음에도 최종 6위에 이름 올리게 된 것. 그는 앞서 '싱어게인' 무대마다 '올 어게인'을 받으며 유니크한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기에 6위라는 결과가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차웅기는 코로나19 관련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무시하는 동기들에게 일침을 날리며 '개념돌'로 화제를 모으자마자 때 아닌 폭격을 맞았다. 이에 차웅기 소속사가 나서 "당사자와의 사실관계를 따져본 결과 학교 폭력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운 단순 불화였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의지를 시사했으나, 좋았던 이미지에는 이미 생채기가 난 뒤였다.
배우 조병규./사진=텐아시아DB

OCN '경이로운 소문'에 이어 유재석의 KBS 새 예능까지 라인업 확정되며 대세 행보를 이어가던 조병규도 연이은 학폭 논란으로 평판이 요동쳤다. 시작은 지난 16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병규의 뉴질랜드 유학 시절 당시 그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등장했다.

이에 밤새 조병규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논란이 커졌고, 소속사는 다음날 해당 글을 사실이 아니며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강력히 부인했다. 이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소속사는 "작성자가 허위 사실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선처를 호소했다"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고 선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저녁 또 다른 루머 글이 게재됐고, 글쓴이는 조병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소위 말하는 일진이나 질 안 좋은 친구로 유명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해당 글을 반박하며 "조병규의 일진설은 사실무근"이라는 글도 게시 돼 사실 여부에 대한 의구심만 더욱 부추겼다. 결국 소속사는 "변호사를 통해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며 강경 대응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가수 박지훈./사진=텐아시아DB

박지훈 역시 근거 없는 폭로의 희생양이었다. 실제 박지훈의 담당 변호사였던 법무법인(유한) 강남의 고승우 변호사는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박지훈이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일을 소개했고, 게시자는 박지훈과 같은 지역 중학교를 나오지 않았으며 일면식도 없는, 당시 28세 회사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학폭 폭로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만 쓰여 지기에 뚜렷한 증거나 정황이 없는 이상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특히 이번 사건들 모두 특별한 증거보다는 졸업사진, 학력 증명을 기본으로 폭로 글이 선재됐기에 더욱 큰 문제를 야기했다. 이러한 무분별한 폭로와 무조건적인 비난은 마녀사냥과 다를 게 없기에, 성숙한 대중의식으로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이 옳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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