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정인이 사건 후속편
'우리 분노가 가야할 길은' 편성
'그것이 알고싶다' 정인이 사건 후속 방송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생후 16개월에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 후속 '우리 분노가 가야 할 길은'을 편성했다.

23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학대의심 신고에도 정인이를 구할 수 없었던 원인을 분석해보고, 또 다른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본다.

앞서 ‘그것이 알고싶다’ 지난 2일 방송을 통해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재조명되자, 우리 사회에는 큰 반향이 일어났다. 안타깝고 참혹한 정인이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함께 분노하고, 슬퍼하고, 반성했다.

SNS로 퍼져나간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많은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들까지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해 ‘정인이 사건’을 공론화하는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멈추지 않았던 사회 각계각층 시민들의 관심은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국회는 아동학대범죄 처벌특례법 개정안인 일명 ‘정인이법’을 방송 6일 만에 통과시켰다. 사건을 관할했던 양천경찰서장에게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지는 등 수사 담당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어졌고, 경찰청장도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법원에는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탄원서가 쇄도했고, 검찰 또한 시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첫 재판을 준비 중이던 검찰은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에서 방송됐던 사망 당일 아이에게 가해진 외력에 대한 실험 자료를 ‘그것이 알고싶다’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검찰과 공유하고, 엄정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

방송 후 2주 뒤, 16개월 정인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ㅠ이날 검찰은 양모 장 씨에 대해 ‘살인죄’를 추가하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법정을 나서는 이들 부부에게 시민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고, 진실을 향한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양부 안 씨는 양모 장 씨의 학대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안 씨는 장 씨가 입양을 적극적으로 원했으며, 본인은 학대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제작진이 만난 주변 지인들의 말은 양부의 주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망 전날 아이를 데리러 온 양부 안 씨에게 아이의 심각한 몸 상태를 설명했다고 한다.하지만 양부는 정인이를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또한 양부 안 씨는 정인이 사망 3일 전, 양모 장 씨와 함께 첫째만 데리고 미술학원을 방문해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술학원 원장의 말에 따르며 수업을 받는 시간 동안 양모는 물론 양부 안 씨가 둘째 정인이를 챙기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한다.1,2,3차에 걸친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음에도 막지 못한 정인이 죽음. 또 다른 정인이의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 3차례에 걸친 학대 신고 처리 과정에 대해 '그알' 제작진이 나섰다.

특히 정인이를 살릴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 3차 신고에서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이 있었다.

3차 신고자는 이미 1차 신고 당시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요청을 받아 정인이를 진찰한 적이 있는 소아과 의사였다. 그는 작년 5월 이후 정인이를 진찰한 기록을 바탕으로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강하게 주장했으나 이 주장은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신고자는 “그때 오셨던 경찰분들한테 굉장히 강력하게 말씀을 드렸어요.그래서 당연히 저는 분리가 됐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망했다고 하니까"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신고 처리 과정을 들여다보면, ‘법’이 없어서 정인이를 구하지 못한 게 아니라 법을 뒷받침할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정인이가 죽음에 이르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그알' 측은 전했다.

이에 '그알' 측은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 편을 통해 1차, 2차, 3차 학대의심신고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당시 정인이를 구할 수 없었던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또 다른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한 시스템과 매뉴얼은 무엇인지 방송할 예정이다. 23일 밤 11시 10분 방송.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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