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만 구독자, 먹방 유튜버 햄지
"쌈과 김치는 한국 음식" 소신 발언
中 협업사 "국민 존엄성 보호" 계약 해지
햄지 발언에 中 네티즌 반발
/사진=유튜버 햄지 쌈밥 영상 캡처


"쌈과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는 유명 유튜버 햄지의 말에 중국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중국 소속사는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구독자 530만 명을 자랑하는 '먹방' 유튜버 햄지는 지난 18일 "김치와 쌈이 한국 음식"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중국 소속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쌈은 한국 음식인데 중국인들이 중국 음식이라고 한다"는 한국 네티즌의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다.

햄지는 지난해 11월 13일 쌈밥 먹방 영상을 게재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옆나라(중국) 사람들이 쌈 문화를 자기들 것이라 우기는 영상을 보고 화났는데, 햄지 님이 쌈 싸먹는 영상을 올려줘 기쁘다"는 댓글을 남겼고, 햄지는 이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 것.

이 사실이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햄지의 영상에 "김치와 쌈을 싸 먹는 건 중국의 것"이라는 악플이 줄지어 달리기 시작했다. 햄지는 "이후 논란이 돼 웨이보 라이브 방송을 했고, '중국에서 돈벌려고 사과하냐'는 반응에 댓글 중 중국 '놈'이라고 표현한 것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쌈이나 김치는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고 문화라고 생각했기에 생각한 대로 말씀드렸다"며 "그런데 그 댓글을 또 누군가 캡처해 웨이보에 업로드 했고, 저는 앞에서 사과하면서 뒤에서는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이 됐다"고 억울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중국 플랫폼 일을 도와주는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햄지는 "중국분들이 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화가난 이유가 오해에서 비롯된 중국인을 비하한 욕설에 동조한 것이라면 제가 사과드려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하여 김치를 중국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신념을 드러냈다. 또 "귀닫고 눈감고 욕하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이글을 보신 중국분들이 조금이라도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중국에서는 김치는 물론 생야채로 쌈을 싸먹는 문화까지 자신의 것이라 우기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유튜브가 금지됐지만,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먹방 유튜버들이 김치를 담구고, 쌈을 싸 먹는 콘텐츠를 최근들어 연이어 제작해 선보이며 "중국 전통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유튜버 진서소가 쌈밥 콘텐츠 영상 캡처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소개한 중국 유튜버/사진=중국 유튜버 리쯔치 영상 캡처

'중국판 리틀포레스트'라고 불리는 운남 출신 유튜버 전서소가는 삼겹살에 고추랑 마늘을 넣고 쌈 싸먹는 게 중국 운남성 전통문화라고 소개했고, 14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중국 유튜버 리쯔치 역시 김치 담구는 영상을 올린 후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고 덧붙여 논란이 됐다.
/사진=햄지 중국 소속사 입장문

햄지 논란 후 중국의 전 소속사는 성명을 통해 "중국 대중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 '햄지'의 모욕으로 본 회사는 오늘(17일)부터 모든 협력 관계를 공식적 종료하기로 했다"며 "햄지가 회사에 알리지 않고 중국 팬들에게 해를 가하는 댓글에 임의로 응답한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중국 팬들의 감정과 우리 회사의 신뢰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햄지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햄지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부분도있고 그로인해 불필요한 논란이 되는것 같아서
사실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쓰는점 양해 부탁드려요.

몇달전 저는 우렁쌈밥 영상을 업로드 하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몇일전에 중국의 모 유튜버분이 쌈을 먹는 영상을 업로드하여 논란이 되고 있었나봐요...저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고 우연치 않게 쌈 영상이 몇일 간격으로 업로드 되었습니다.

(영상편집하는 시간도 있기때문에 바로 촬영하여 업로드 할수 없고 보통은 1주일전쯤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여 올리는 편입니다)제가 웬만하면 바빠도 댓글을 모두 읽어보고 하트를 눌러 드리려고 하고있는데 몇천개의 댓글을 하나하나 자세히 읽어 보기 어렵고, 패드립이나 저희 반려견인 짜장이에 대해서 욕하는 댓글이 아니면 웬만해선 하트를 눌러드렸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댓글은 "아 이거 보니까 또 열받네 중국놈들이 이젠 쌈도 지네 전통문화라고 하고있던데" 이 댓글입니다. (이때까지도 쌈으로 논란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국놈들이란 표현이 문제가 되고있는데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이 문장을 번역기로 번역하여 올렸더라구요.

놈들이라는 표현이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번역기를 사용하여 번역하면 중국분들이 오해할만하게 번역되어 심한 욕처럼 번역이 되는것을 알았습니다.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제가 좋아요를 눌러서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라이브를 통하여 사과드렸습니다.

다만 제가 사과드린 부분은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제 채널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욕처럼 번역된 그 단어에 좋아요를 누른것에 대하여 사과드린 것이고 쌈문화는 당연히 우리나라
식문화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것입니다.

그리고 김치에 대한 얘기가 나온것에 대하여 말씀드릴게요.

웨이보 라이브를 하기전에 몇시에 라이브를 할것인지 공지를 하였습니다. 한국분인지 중국분인지는 알수없지만 그 게시물을 보시고 중국에서 돈벌려고 사과하냐는 댓글이 달렸고 , 저는 오해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드렸습니다.

제가 사과하는 부분은 위에말씀드린 부분이고 쌈이나 김치는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고 문화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생각한대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댓글을 또 누군가 캡쳐하여 웨이보에 업로드하였고 저는 앞에서는 사과하면서 뒤에서는 다른말하는 사람이 됐어요. (라이브때는 통역을 거쳐야 하기때문에 정확한 의사전달이 어려웠고, 그래서 저는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길 원했지만 회사측에서는 라이브를 하길 원하였습니다. )

이번 일로 중국플랫폼 일을 도와주시는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어났던 일을 사실대로 말씀드렸고 이제부터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중국분들이 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화가난 이유가 오해에서 비롯된 중국인을 비하한 욕설에
동조한 것이라면 제가 사과드려야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제 채널에서 일어난 일이고 저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대한 도리이며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하여 김치를 중국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중국분들도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하여 중국음식을 한국음식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부분은 중국분들도 이해해 주실꺼라 생각합니다.

귀닫고 눈감고 욕하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이글을 보신 중국분들이 조금이라도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국어 잘하시는 중국 구독자님이 계시다면 오해를 풀수 있도록 전달 부탁드립니다 ※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