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첫 방송된 '윤스테이'
나영석 표 예능의 확장
비슷해도 또 찾게되는 매력
tvN '윤스테이'가 첫 방송됐다. / 사진제공=tvN 방송 캡처


의식주(衣食住).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 요소다. 나영석의 예능 세계관은 이 세 가지가 주축이 된다. 나영석은 이 기본적인 세 가지를 오밀조밀 버무린 예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지난 8일 나영석이 연출을 맡은 새로운 tvN 새 예능 '윤스테이'가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이 영업 준비부터 손님 맞이까지 오픈 첫날 모습이 그려졌다.'윤스테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윤식당'의 변형 버전으로 기획된 프로그램. 전체적인 구조를 보자면 앞서 나영석의 예능 '강식당'이나 '삼시세끼', '스페인하숙', '여름방학'과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오히려 이 예능들의 특장점을 골고루 섞어 확장판을 만든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나쁜 말론 다 섞어놓은 재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사전 모임에서 이서진도 "우려먹는 건 대한민국에서 1등", 윤여정도 "곰국 우려먹듯 우려먹는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재탕이 결코 밉지 않은 게 나영석 표 예능의 매력이다. 의식주, 이 단순한 세 가지로 이토록 훈훈함 가득한 예능을, 반복해서 다르게 끊임없이 창작해내는 것이 그의 기획력이다.

시청자들 역시 유사하다는 걸 알지만 또 나영석의 예능을 찾게 되는 이유는, 그의 예능에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가상의 설정이 아닌 출연자들이 있는 그대로 먹고 자고 사는 모습은 그 어떤 예능보다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시청자들은 그 안에 담긴 사람 냄새와 온기에 미소 짓는다.

출연자들이 점점 미션에 능숙해져가는 모습도 응원하게 된다. '윤스테이'를 예로 살펴보자. 픽업부터 객실 안내까지 끊임없이 손님과 대화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최우식. 무뚝뚝함 속에 묻어나는 다정함과 단점을 즉시 보완하는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이서진. 밝은 에너지와 맑은 미소로 남들이 보든 안 보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정유미. 힘든 일도 먼저 나서서 하는 성실히 박서준, 허둥대는 듯하면서도 빈틈없는 면모로 '윤스테이' 전반을 아우르는 카리스마 보스 윤여정. 서툴더라도 정성이 느껴지는 이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진심'을 느낀다.

이처럼 나영석 표 예능은 MSG 첨가 없이 시청자들에게 솔직하게 다가가고 있다. 따뜻함, 그리고 진정성, 자기복제 같은 예능이라도 나영석 표 예능에 또 채널을 멈추게 되는 이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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