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팬데믹을 겪으며 많은 가수들의 무대가 사라졌고, 비대면으로만 근근히 연결될 수 있었던 한 해다.
2020년의 그룹 방탄소년단과 트로트 광풍,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와 환불원정대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방탄소년단 'Dynamite' 티저 포토./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단언컨대 방탄소년단의 해

2020년이 '방탄소년단의 해'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듯 하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 이후 최대 전성기를 누렸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음악 시장을 휩쓸고 있으니 '세계 1등'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방탄소년단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라는 찬사를 건네며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의 문턱을 단숨에 훌쩍 넘어 왕좌에 우뚝 섰다. 지난 8월 21일 공개된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발매 첫 주부터 '핫100' 1위로 진입, 한달 내내 최상위권에 머물렀다.

'다이너마이트' 외에도 방탄소년단이 참여한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의 '세비지 러브'(Savage Love), 'BE'(Deluxe Edition)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se on)도 '핫100' 1위의 영광을 맛봤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총 3곡의 빌보드 '핫100' 1위곡을 보유하게 됐다. 이밖에도 이 곡들은 꾸준히 사랑받으며 차트인을 유지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또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 '2020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2020 MTV 유럽 뮤직 어워드' 등 굵직한 해외 시상식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누리며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깨지 못한 것은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인데,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로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K팝 아티스트 최초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운 상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성공하며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이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을 석권하는 영예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시상식은 2021년 1월 31일(현지시각) 열린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 사진 = TV조선 제공

#'미스터 트롯'이 몰고온 트로트 광풍지난 3월 TV조선 '미스터트롯'은 트로트 광풍을 몰고 왔다. TV 채널을 돌리면 절반 이상은 트로트 무대가 쏟아져 나왔다. 이 중심에는 '미스터트롯'의 진(眞)에 등극한 임영웅을 필두로 톱7에 이름을 올린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이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 탓으로 기대만큼 많은 공연을 하지는 못했지만, 방송만큼은 여한 없이 많이 했다. 군입대로 자리를 비운 김호중을 제외한 톱6는 TV조선 '미스터트롯의 맛'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등에 출연해 연일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이들은 타 방송국 러브콜은 물론이고, 광고계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 무대에 선 탑7./ 사진제공=(주)쇼플레이
특히, 임영웅은 수십 개에 이르는 광고를 찍었고, 가수 브랜드 평판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이돌 못지 않은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임영웅을 포함한 톱7의 인기는 방송이 끝난지 1년이 지나가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이 몰고온 트로트 광풍은 타 방송사로 번져갔다. MBC '최애엔터테인먼트', SBS '트롯신이 떴다', KBS '트롯 전국체전', MBN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 등 트로트를 겨냥한 여러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도 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 사진 = KBS 제공
이와는 별개로 원조 트로트 스타 나훈아가 팬들을 찾아 트로트 붐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나훈아는 지난 10월 추석 연휴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로 11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무대에서 나훈아는 데뷔 55년차 올해 74세라는 나이가 무색할만큼 열정적인 무대로 '가황'의 품격을 여실히 증명했다. 숱한 히트곡으로 2시간 30분의 무대를 꽉 채웠고, 해당 방송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본 방송 2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특히 신곡 '테스 형!'의 반향이 컸다. 이 곡은 중장년 팬층을 넘어 젊은 세대에게도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나훈아의 매력과 음악성을 입증했다.

그룹 싹쓰리 / 사진제공=MBC
@싹쓰리, 환불원정대, '놀면 뭐하니?'가 또 일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또 가요계에 일을 냈다. 방송인 유재석, 가수 이효리, 비가 부캐로 변신했다. 유두래곤, 린다G, 비룡은 싹쓰리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 90년대의 감성이 가득 담긴 여름 노래 '다시 여기 바닷가'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공개 직후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엄청난 화제성과 인기를 입증했다. 엠넷 '엠카운트다운'과 MBC '음악중심'에 출연, 이를 통해 '음악방송 3관왕'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환불원정대 'Don't touch me' / 사진 = MBC 제공
'놀면 뭐하니?'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도 큰 화제와 함께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거침 없는 이효리의 발칙한 상상은 현실이 됐다.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등은 '어떤 물건도 환불을 잘 받아줄 거 같은' 환불원정대로 '돈트 터치 미'(DON'T TOUCH ME)란 곡을 탄생시켰다.

이 곡 역시 공개되자마자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센 언니' 4인방이 한 프레임에서 무대를 꾸미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성대결절로 가수로서 크게 좌절했던 엄정화가 이를 딛고 무대에 오른 모습도 감동을 줬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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