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 "어떤 실수는 히스토리를 보여준다"
유희열 "벤티 배려와, 윤설하 노력이 만든 최고의 무대"
유희열 "벤티 배려와, 윤설하 노력이 만든 최고의 무대"
가수 벤티가 30년 선배 윤설하의 가사 실수에 따뜻한 배려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싱어게인)에서 1호 가수 벤티와 45호 가수 윤설하는 2라운드 팀 대항전에서 팀 '견우와 직녀'를 꾸려 무대에 나섰다. 2010년대 음악을 선곡해야 했던 이들은 그룹 투애니원(2NE1)의 '어글리'(UGLY)를 선곡했다. 벤티는 윤설하가 지난 방송에서 외모 때문에 차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던 것을 떠올리며 '어글리'를 선곡해 의미를 더했다.
심사위원단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둘은 손을 꼭 잡고 무대로 올라갔다. 노래가 시작됐고, 중반에 이르러 윤설하는 영어가 익숙치 않았던 탓인지 가사를 놓치며 실수했다. 윤설하는 자신만의 목소리와 감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삐걱거리는 박자감과 아슬아슬한 가사 전달로 삐걱거렸다. 평생 기타와 함께 노래를 불렀던 윤설하에게 이번 무대는 도전이었다.
벤티는 윤설하가 실수한 것을 느끼자, 그녀의 눈을 마주치며 노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벤티의 눈에서 나온 따뜻함 어린 눈빛이 윤설하를 향했다. 윤설하는 30살 어린 후배인 벤티의 눈빛과 목소리에 의지하며, 무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무대가 끝난 뒤 벤티는 윤설하의 손을 잡고 끌어안으며 "고생했다, 잘했다"고 다독였다. 심사위원들은 실수에도 감동적인 무대였다고 평했지만 아쉽게도 37호, 50호와의 대결에서 패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무대와 관련 심사위원 송민호는 "제가 잘 아는 곡이었는데, 이 노래의 가사가 새롭게 들렸다"며 "45호 가수가 가사를 뱉을 때 뼈 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이나는 "박자를 놓치셨을 때 그것마저 장면이 되게 만든 건 우리가 모르는 두 사람만의 시간이 거기서 보였다"이라며 "1호님이 순간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45호님만 보시더라"고 감상을 전했다. 김이나는 또 "어떤 실수는 히스토리를 보여주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무대였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MR이 많이 다르더라"며 "1호님에게는 키가 높고, 오히려 45호님께 최적화되어 있는. 그리고 카운터가 계속 들어가 있더라. 아마 박을 잡아 주기 위해 그렇게 한 거 같다"고 봤다. 이어 "45호님은 평생 기타를 치면서 감정대로 리듬을 타 왔던 분이셨기 때문에 이 노래는 대단한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45호의 노력과 1호의 배려가 만들어낸 최고의 무대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는 아쉽게도 패배. '견우와 직녀' 팀은 아쉽게도 37호-50호의 '부모님이 누구니' 팀과의 대결에서 패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벤티는 "좋은 기억, 추억을 만들게 해주신 심사위원분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지막 무대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해준 45호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윤설하는 "너무 오랜만에 서보는 무대였고 노래였다"며 "'싱어게인'을 통해서 다시 노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이제 저한테는 제목처럼 다시 노래를 시작하는 것에 불과하다. 시작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벤티는 지난 2012년 Mnet 경연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 시즌1'에 출연했으며 지난 2015년 싱글 앨범 '그쪽'으로 데뷔했다.
윤설하는 '김창완과 꾸러기들'로 활동했고 1991년 '벙어리 바이올린'이라는 곡으로 솔로 데뷔를 했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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