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X박하선, 허심탄회 대화
같은 엄마라 털어놓는 고민
한층 더 깊어진 산후 세계
같은 엄마라 털어놓는 고민
한층 더 깊어진 산후 세계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 엄지원과 박하선이 부부 관계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산후조리원’이 2막 시작과 함께 한층 깊어진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부부 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본격 심화 과정에 들어선 산후 세계 에피소드 등 ‘산후조리원’만의 재치 있고 솔직한 이야기에 시청자 반응 또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5회 방송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현진(엄지원 분)은 남편 도윤(윤박 분)과 함께 별 구경을 하면서 달달한 시간을 보내던 중, 아름답게 쏟아지던 별똥별들이 별안간에 불 붙은 돌덩이로 변하더니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어 박히는 꿈을 꿨다. 그 꿈은 곧 현실이 돼 현진에게 ‘젖몸살’을 안겨주었고, 원장 혜숙(장혜진 분)의 숙련된 마사지 스킬로 이를 극복하게 됐다. 이 장면에서 젖몸살에 괴로워하는 현진, 마사지에 몰두한 혜숙의 모습과 교차돼 등장하던 거대한 박에 던져지는 콩 주머니 CG 장면은 절묘하게 어우러져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마지막 박 두개가 터지면서 등장한 현수막 안에 적혀있던 ‘젖지만 잘 싸웠다’, ‘모유 대 탈출’이라는 문구는 오직 ‘산후조리원’이기에 가능했던 장면 연출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웃음 폭격기 수준의 명장면이었지만, 현진의 마음은 달랐다. 그 모든 순간을 멍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도윤을 본 현진의 “이 동물적인 모습은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자주 들켰다. 난 그렇게 수치심을 잃어버린 채 제 3의 성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내레이션은 착잡한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했던 것.
이후 엄마들 사이에서는 부부 사이의 터닝 포인트’가 새로운 화제거리로 등장했다. 은정(박하선 분) 부부의 인터뷰 기사를 부러워 하던 엄마들은 그 비결이 뭔지 궁금해 했다. 은정은 부부 사이의 ‘터닝 포인트’라는 산후조리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서로 사랑하는 부부로 사느냐, 아니면 엄마 아빠 역할만 충실히 하는 부모로 사느냐가 결정된다며 부부 사이에 긴장감이 사라지게 하지 않기 위해 풀어진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듣고 있던 루다(최리 분)는 “언니 남편은 무슨 노력을 하시는데요?”라고 조용히 한 방을 날렸고, 그 말에 은정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때마침 은정 앞으로 커다란 리본이 달린 자동차 선물이 도착했고, 그것이 당연히 남편의 출산 선물이라 생각한 다른 엄마들은 은정을 한없이 부러워했다. 은정 역시 으쓱해 하며 루다 보란 듯이 “우리 애 아빠가 이렇게 노력을 해준다니까요”라고 하지만 사실 그 자동차는 남편이 준비한 것이 아닌 남편의 스폰서 측에서 인플루언서인 은정의 SNS 노출을 위해 부탁한 광고였다. 다른 엄마들이 눈치 챌까 차에서 몰래 통화를 하는 은정의 모습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안겼다.그런가 하면 현진 역시 자꾸만 달라지는 것 같은 부부 관계에 상처를 받고 있었다. 은정의 ‘터닝 포인트’라는 말이 걸려 산부인과 검진을 가면서 풀 메이크업에 원피스까지 잔뜩 멋을 부려봤지만 오히려 적응하지 못하는 도윤. 스킨십 시도도 거부 당하고 기분이 제대로 상한 현진은 도윤이 선물을 준비했다는 말에 잠깐 기분이 좋아졌다가 이내 그 선물이 아기와 함께 쓰는 ‘슬링’이라는 것에 괜히 더 심통이 난다. 현진이 가장 상처 받은 점은 바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때였다.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가만히 서서 내내 핸드폰만 보고 있던 것도 모자라, 부부관계는 6주 후부터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도윤의 얼굴에 언뜻 웃음이 비친 순간을 현진은 예리하게 알아챘기 때문.
그런 와중에 세레니티에는 또 다른 핫이슈 사건이 발생했다. 덥수룩한 머리에 지저분한 차림새의 남자가 엄마들의 평화로운 야외 요가 시간에 갑자기 등장한 것. 이에 현진을 비롯한 모든 엄마들이 사색이 돼 놀랐지만, 그 남자가 다름아닌 원장 혜숙의 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 아들이 바로 루다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이드러났다. 무엇보다 훈남 모드로 돌아온 반전 비주얼의 혜숙 아들 우석(영재 분)은 루다에게 프로포즈를 했고, 모든 엄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기 좋게 거절을 당하면서 흥미는 더욱 배가됐다.
그 시각, 현진과 은정 또한 부부 문제로 심란해 하고 있었다. 현진은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오늘 못 들어 온다는 도윤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생일을 맞은 은정은 조리원 엄마들에겐 남편과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외출을 했지만 현실은 홀로 쌍둥이가 친 사고를 수습하고 있었다.루다는 우울해 하는 현진에게 기분 전환을 하러 가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조리원 밖으로 예정에 없던 외출을 하게 됐다. 하지만 막상 나와도 뭐 하고 놀아야 할지 막막하던 그 때, 두 사람은 누군가 원피스 차림에 헬멧을 쓰고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은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밖에서 딱 마주치게 된 세 사람. 루다가 은정의 전동 킥보드를 대신 타면서 한창 신나게 즐기고 있을 때, 은정은 현진에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밝히지 못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이상하게 현진에게 숨기고 싶은 것마다 꼭 들키게 된다며 “부부사이에는 터닝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고. 사실 우리 부부는요. 그걸 좀 잘못 보냈나봐요. 우리도 처음엔 참 좋았는데”라고 씁쓸하게 말하는 은정의 모습과 거리에서 공연하는 버스킹 밴드의 음악이 어우러져 더욱 애잔하게 느껴졌다.
특히 두 사람의 연애 시절이 비춰지면서 “우리에게도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서로를 뜨겁게 원하고 원했던 시간”이라는 내레이션에 맞춰 등장한 현진과 도윤의 로맨틱한 키스신은 폭풍 설렘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이후 이어진 현진과 은정의 진솔한 대화에 이어진 “나는 엄마였지만 여전히 여자였고, 사랑받고 싶었으니까”라는 대사는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뜨거운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은정과의 대화에서 깨달음을 얻은 현진은 달라지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도윤이 치질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현진은 한 걸음에 그 곳으로 달려갔고, 부부는 서로를 향한 마음을 다시 확인했다. 이때 “서로에게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줄 수 있었던 시절은 끝났다. 하지만 달라진 우리의 관계도 제법 괜찮았다”는 대사는 현실적으로 와 닿았기에 더욱 진한 감동이 느껴졌다. 앞으로 현진과 도윤의 부부관계가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기대를 모았던 대목. 특히, 두 사람의 재회 순간은 마치 멜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지만 역대급 웃음을 자아내는 반전 매력을 뿜어냈다. 서로 아픈 눈빛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 모습 뒤로 도윤의 조리원 멘토였던 준석(이준혁 분)과 ‘국내 제일의 항 외과’라는 이미지가 비춰졌던 것. 도윤과 준석의 콤비 플레이를 향한 반응 또한 뜨거웠기에 준석의 재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현진과 도윤 부부의 터닝 포인트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리원에 돌아온 후 나란히 조리원 원피스 커플룩을 맞춰 입고는 서로에게 좌욕기를 양보하는 모습으로 훈훈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던 두 사람. 그렇게 이들에게 행복이 다시 찾아온 듯 보였지만 반전 포인트가 있었다. 현진이 그토록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던 회사에 새롭게 알렉스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형성됐다. 여기에 “내 계획과는 상관없이 내 인생은 이미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는 현진의 내레이션이 더해지면서 매 회 엔딩마다 극대화된 미스터리, 스릴러적 매력을 보여줬던 ‘산후조리원’답게 또 다른 사건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산후조리원’ 6회는 오늘(17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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