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청춘기록', 지난달 27일 종영
권수현, 인턴 사진작가 김진우 役
조유정과 달달한 러브라인으로 몰입도 'UP'
"좋은 작품으로 한 계단씩 올라가고파"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사혜준(박보검 분)과 원해효(변우석 분)의 절친한 친구이자 인턴 사진작가 김진우 역으로 열연한 배우 권수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청춘기록'은 제 청춘의 한 페이지를 예쁘게 기록해준 작품이에요. 꼭 청춘이라는 게 나이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느꼈죠.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살면 그게 청춘인 거 같습니다."

배우 권수현의 청춘은 현재진행형이다.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사혜준(박보검 분)과 원해효(변우석 분)의 절친한 친구이자 인턴 사진작가 김진우 역으로 열연한 그는 사회초년생의 현실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호평받았다.또한 박보검, 원해효와의 '찐친' 케미부터 조유정과의 달달한 러브라인까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2012년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로 데뷔한 권수현은 드라마 '달려라 장미', '상류사회', '추리의 여왕', '청춘시대2',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어비스' 등과 영화 '밀정', '여교사' 등에 나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청춘기록’은 방영 내내 국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tvN 역대 월화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1위를 갈아치우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해외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타임지와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서 집중 조명하는 데 이어, 방송 첫 주 만에 넷플릭스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이후 2주 만에 세계 랭킹 TOP 10에 랭크돼 화제를 모았다.

아직까지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는 권수현. 그는 "밖에 잘 나가는 편이 아니라서 모르겠다. 그러나 주변에서 되게 좋은 반응이 있었다"며 "그동안 작품을 많이 했는데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처음으로 드라마에 대해 묻더라. 그때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권수현은 '청춘기록'의 분위기 메이커로 사혜준 매니저 이민재를 연기한 배우 신동미를 꼽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보검, 변우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권수현은 "처음에는 다 나이가 달라서 빨리 친해져야 친구처럼 보이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따로 만나 밥도 먹고 대본 리딩도 하는 등 사적인 만남을 많이 가졌다"면서 "처음에는 의무감을 갖고 친해지는 게 없지 않았다. 그런데 다들 성격이 너무 좋아서 생각보다 금방 친해졌다. 지금은 고민을 털어놓으며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드라마 중간에 생일을 맞았는데, 당시 종일 촬영이 있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끝났다"며 "극 중 3인방(박보검, 변우석, 권수현)이 모이는 놀이터가 있다. 거기서 촬영하던 중 박보검과 변우석이 조촐하게 생일 파티를 해줬다. 그때 박보검이 '생일인 거 말하고 싶었는데 참느라 혼났다. 혼자서 서운했지?'라고 묻더라. 2020년 생일을 '청춘기록'과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진우는 사혜준, 원해효와 달리 주변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청춘의 모습이에요. 어떻게 하면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죠. 26살부터 30살까지 흘러가는 이야기인 만큼 정서가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촬영했어요."권수현은 극 중 인물을 연기하며 지난날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김진우라는 캐릭터와 친해지는 과정에서 나의 20대는 어땠는지 많이 생각해 봤다. 나도 김진우처럼 20대에는 별거 아닌 일에 고민하거나 기뻐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싱크로율에 관해서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지금의 나와 김진우를 비교하면 40% 정도 된다"며 "(김진우는) 구김살이 없는 친구라 애교도 많고 친화력도 좋다. 그래서 목소리의 톤을 높이고 말의 속도를 낮추는 등 캐릭터를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도 김진우처럼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지금은 부친이 세상을 떠나서 안 계시기 때문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나에게 가족은 너무나도 중요한 존재"라면서 "김진우의 화목한 가정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사랑받으면서 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tvN 드라마 '청춘기록' 현장 스틸컷


"사혜준을 보면서 감정이입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더 응원하게 됐죠. 특히 최우수상을 받는 시상식 장면에서는 '드디어 됐구나' 싶어서 뭉클하더라고요. 어쨌든 저도 단역부터 시작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배우로서 사혜준처럼 엄청난 목표는 아니지만, 좋은 작품으로 한 계단씩 천천히 올라가고 싶어요. 꾸준히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습니다."

극 중 김진우와 원해나(조유정 분)의 현실적인 연애 또한 많은 이의 공감을 샀다. 특히 현실의 벽에 부딪혀 원해나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권수현은 "작품에서는 판타지 같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첫사랑은 안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데 작품에서는 다 이뤄진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 드라마는 되게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아직 자아가 성숙하지 않을 때 겪는 사랑이 가장 뜨거울 수도 있고 불안할 수도 있다. 현실의 벽에 막혀서 헤어졌다기보다는 보통 20대 커플은 그렇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진우와 같은 입장에 놓인다면 권수현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는 "김진우에게 완전히 이입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다"며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을 무시할 수 없지만 나는 원해나에게 집중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김진우와 원해나의 아슬아슬한 스킨십이 보는 이들의 설렘 지수를 끌어올리며 로맨스를 한층 무르익게 만들었다. 권수현은 "현장 분위기는 되게 좋았다. 스킨십 장면을 찍을 때는 조유정과 함께 '어떻게 하면 아슬아슬하게 느끼면서 긴장감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감독님의 지시 아래 열심히 연기했는데 너무 귀여우면서도 아슬아슬하게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궁경부암 주사를 처음 알았어요. 박보검, 변우석과 따로 만나 대본 리딩을 하면서도 '우리가 주사를 맞는 게 맞는 거야?'라면서 검색도 했죠. 알고 보면 그냥 백신이에요. 이름이 자궁경부암이라고 돼 있어서 남자는 안 맞을 거라는 인식이 돼 있을 뿐이죠. 그 장면을 찍은 배우로서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많은 분이 경각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권수현은 롤모델로 조승우, 박해일을 꼽으면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그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사전제작 드라마는 처음이라는 권수현.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방송에 대한 부담감을 알게 됐다고. 그는 "이전에는 작품 촬영 중에 방송이 시작돼서 첫 방송에 대한 부담감이나 긴장감이 없었다. '청춘기록' 같은 경우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 첫 방송이 시작됐기 때문에 처음으로 챙겨 보게 됐다"면서 "아침부터 긴장돼서 속이 안 좋았다. 첫 방송을 변우석과 같이 봤는데, 둘 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히 봤다. 방송이 끝난 이후에는 서로 말없이 쳐다보면서 고생했다고 토닥였다. 아쉬운 장면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배우들 간에 나이 차이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작가님이 김진우를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줬다. 감독님께서도 현장에서 섬세하게 잘 담아준 덕에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사혜준, 원해효와의 관계 형성이 예쁘게 잘 된 거 같다.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표현돼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청춘기록' 마지막 회에서 사혜준은 톱 배우라는 자리를 내려놓고 입대를 선택했다.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청춘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이야기는 끝이 났다. 김진우는 2년 동안 무얼 하며 지냈을까.

권수현은 "자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2년이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김진우는 자격지심이 있지도 않고 그걸 나쁘게 풀지도 않는다"며 "사혜준과 원해효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혼자 스튜디오를 차려서 '나도 이만큼 잘하고 있어'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바쁘게 살았을 것 같다. 그래서 엔딩 때 놀이터에서 만난 사혜준에게 스튜디오 촬영을 권한 게 아닐까 싶다. 어시스트가 아닌 포토그래퍼로서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는 시기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춘기록'의 매력으로 '공감'을 꼽은 권수현. 그는 "직업이 특수군이라 그렇지 내 주변으로 옮기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볼 법한 캐릭터다.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인 만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기에 많은 사랑을 받은 거 같다. 나도 보면서 공감하고 위로받았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너무 재밌게 봐줘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이 김진우를 되게 예쁘게 응원해줬어요. 시청자들도 극 중 인물들처럼 지금을 즐기면서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여러분들의 청춘도 예쁘게 기록되지 않을까요? 하하."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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