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가 4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내가 죽던 날'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김혜수가 영화 '내가 죽던 날'에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아픔의 경험과 감정을 녹여냈다고 밝혔다.

4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가 죽던 날'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박지완 감독과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참석했다.김혜수는 사라진 소녀의 흔적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자 소녀의 마지막 행적을 목격한 순천댁으로 분한다. 노정의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라진 소녀 세진을 연기했다.

김혜수는 "이 영화를 선택했을 시기에 내 스스로도 드러나지 않는 좌절감이나 상처가 있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갔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하면서 함께 만나는 배우들을 통해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영화 속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따뜻한 연대를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가 정해놓은 메시지도 있지만 받아들이는 분들마다 다를 것이다. 남들이 모르는 상처, 고통은 본인이 원치 않지만 누구나 깊게 겪으면서 다 살아간다. 특히 요즘처럼 힘에 부치고 지치는 시기에 극장 오기가 쉽지 않겠지만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로 "마음이 뺏겼다. 운명 같았다. 시나리오 한 장 한 장을 읽어가면서 왠지 모르겠지만 내가 꼭 해야 할 이야기 같았다. 저도 그 시기에 위로 같은 게 간절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김혜수는 "현수를 포함에 인물들에 가장 중요한 건 진실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급적 설정하거나 계산하거나 작위적인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다른 것들은 극과 현실, 내면의 상황을 따랐다"고 전했다.

김혜수는 자신의 경험을 영화에 녹여냈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상처가 있다. 저 역시 아픈 구석이 있었는데 감독님과 같이 그걸 풀어가면서 실제 제가 경험했던 감정, 상황을 제안하기도 했다"면서 "그 중에 하나가 현수와 민정(김선영 분)이 오피스텔에서 얘기하는 장면이다. 잠을 못 자는데 자게 되면 매일 악몽을 꾼다는 대목이다. 실제 제가 1년 정도 꿨던 꿈이다. 결과적으로 배역과 유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