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새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
'프로듀스 101' 재판 중인데도 강행
불신 가득한 시청자들, 우려의 목소리
'무리수' 될까, '신의 한수'일까
'프로듀스 101' 재판 중인데도 강행
불신 가득한 시청자들, 우려의 목소리
'무리수' 될까, '신의 한수'일까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Mnet(엠넷)이 새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밑바닥을 친 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엠넷은 최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차세대 글로벌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새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랜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제작진 대표로 참석한 정형진 CJ ENM 상무와 프로듀서를 맡은 방시혁, 비, 지코가 참석했다.
이날 정형진 상무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청자 투표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앞서 논란이 된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에 관한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이같은 질문이 나온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다.정 상무는 "이번에도 글로벌 시청자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공정성, 신뢰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투표 조작 논란을 의식한 듯 "투표 자체를 외부 플랫폼을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엠넷은 지난해부터 외부 참관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외부인이 투표 집계 현장을 직접 참관하고, 결과 도출 과정을 검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행사 말미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도 "CJ ENM의 모든 콘텐츠 제작 역량을 담았다"면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다시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청자 투표는 대중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투표 과정, 결과에 대한 투명성이 기본 전제 조건이다. 이미 '프로듀스 101' 조작 논란으로 신뢰도가 떨어진 엠넷은 아직도 시청자들의 불신을 떨쳐내지 못했다.앞서 '아이랜드'는 제작 소식을 알린 뒤 방시혁, 비, 지코 등 화려한 프로듀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떨어진 신뢰도를 미처 회복하지 못한 엠넷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뭉쳤다는 것에 대해선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에 대한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엔 또 누구를 밀어주려고 하는 것이냐"며 비꼬았다.
오디션 및 경연 프로그램 왕국이었던 엠넷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투표 조작으로 그 명성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단번에 잃었다. 해당 사건은 시청자들이 지난해 7월 열린 생방송 경연 문자투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순위조작 범행에 가담한 안 PD와 김 CP 등은 2016년부터 방송된 '프로듀스101' 시리즈 생방송 경연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PD는 이를 대가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순위조작 행위는 인정했지만 개인의 사욕을 채우려 했거나, 특정 연습생에 대한 부정 청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지난달 29일 열린 1심에서 안 PD는 징역 2년에 추징금 3700여만원의 실형을, 김 CP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순위조작 범행에 메인 프로듀서로 적극적으로 가담한 점에서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고 대중 불신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 실형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4일 안 PD와 김 CP는 1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로써 투표 조작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면서 장기화됐다.
이같은 상황에도 엠넷은 '프로듀스 101'이 그랬듯, 새로운 K팝 그룹을 발굴하겠다며 새 출발을 알렸다. 투표 조작에 대한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채 말이다.
아직 불신으로 가득찬 시청자들은 '아이랜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엠넷의 신뢰도가 더욱 추락하는 '무리수'가 될지, 아니면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할 '신의 한수'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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