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택트' 방송 화면./사진제공=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 화면./사진제공=채널A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 ‘박토벤’ 박현우와 ‘정차르트’ 정경천이 서열 정리를 위한 불꽃 튀는 눈싸움을 벌였다. 기싸움과 먹먹한 눈물이 함께 한 이 눈싸움의 결과는 ‘작사의 신’ 이건우와 함께 하는 식사 자리였다. 또한 낭만에 푹 빠진 김을현 시인과 그의 소울 메이트 겸 중국집 주방장인 김경만 씨의 눈맞춤도 드라마틱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아이콘택트’ 첫 에피소드에는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를 만들어낸 ‘트로트 유벤져스’가 출연했다. 이건우는 이날 선배들인 박현우와 정경천을 눈맞춤방에 소환하고, “저와 눈맞춤을 한다고 하고 오늘 두 분을 초대했다”고 말했다. 만나기만 하면 식사 메뉴조차 통일하지 못하며 으르렁대는 두 사람은 눈맞춤에 앞선 사전 인터뷰에서도 “악기 실력은 내가 더 위지” “음악 면에선 제가 훨씬 낫다”며 상대방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눈맞춤방에서 기습 대면한 박현우와 정경천은 상대를 확인하고 일제히 '동공 지진'을 겪었다. "뭐야?" "너 웬일이야?"라며 한동안 말을 잃은 두 사람은 “그냥 이렇게 된 것, ‘눈싸움’을 합시다”라는 정경천의 제안으로 팽팽한 눈맞춤에 나섰다. 숨막히는 눈싸움 뒤, 정경천은 “최근 건우랑 형이 둘이서만 광고 찍은 게 서운했다”며 공격에 나섰다.또 그는 “주변에서 ‘실력은 경천이가 나은데, 인물은 현우가 훨씬 나아’라는 말을 들으면 그것도 서운해”라고도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박현우는 “누가 너한테 실력 있다고 그래?”라고 발끈했고, 이어 “인물이 나으면 뭐 하냐. 고독과 싸우는 사람인데”라고 했다.

이에 정경천은 “아내와 사별한 지 좀 되셨고 딸들도 다 출가했다면서요”라며 “나한테는 그런 얘기 하지도 않아서 내가 안중에도 없었나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러자 박현우는 “난 자네가 제수씨랑 애들이랑 다복하게 지내는 걸 보면 참 부러웠어”라고 외로움을 드러냈다.

박현우의 외로움을 느낀 정경천은 “나랑 술이라도 한 잔씩 하시고 그러면 좋을 텐데, 술도 못 하시고”라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고, 박현우는 “고맙다”고 답했다. 분위기가 훈훈해진 가운데 정경천은 “다행히 건강하시니까 앞으로 음악 인생을 한 20년 채우시라”고 말했고, 박현우도 “앞으로도 건강히 계속 작곡하고 편곡하고 하자고”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박현우는 곧 이어 “넌 나한테 인사 좀 잘 해”라고 지적했고, 이에 정경천은 “왜 잘 나가다가 또 시비야? 눈물을 괜히 보였나?”라며 투덜대면서도 박현우의 악수와 포옹을 받아들였다.이런 가운데 ‘선택의 문’이 등장했고, 정경천은 박현우에게 “내 음악 세계가 형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면 내 쪽으로 와 주세요”라고 제안했다. MC 하하는 “아니, 표현이 좀 잘못됐는데 질문을 다시 하세요!”라며 애를 태웠지만, 박현우는 “이 사람아, 자네가 나보다 위라고는 한 번도 생각을 안 했어. 안 넘어가”라며 단번에 뒷문으로 나가 버렸다. 비록 감동적인 화해 무드가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이건우는 박현우와 정경천에게 “형님들, 같이 식사하러 가시죠”라며 ‘유벤져스’의 단합으로 이날의 ‘눈싸움’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시인 김을현이 “같이 일하고 있는 친구 경만이에게 눈맞춤을 신청했다”며 등장했다. 그는 “잡지의 맛집 취재를 할 때 낙지짬뽕을 잘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경만이가 운영하는 중국집을 찾아갔다가 친해져서 아예 일까지 같이 하게 됐다”고 남다른 인연을 설명했다.

이어 김 시인이 “보약, 선물 같은 자연이 키운 친구”라고 설명한 김경만 씨가 등장했다. 고향 마을에서 중국집을 하며 일밖에 몰랐던 경만 씨는 김 시인 덕분에 시와 노래에 눈을 뜨고, 잡지사에 응모한 시로 신인상까지 타게 됐다. 그는 “그 친구 덕에 삶이 100% 달라졌다”고 김 시인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그러나 김 시인이 경만 씨에게 눈맞춤을 신청한 이유는 “일이 바빠지면서 낭만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중국집 배달과 홀 서빙을 맡고 있는 김 시인은 식당이 바쁠 때도 낭만을 찾으며 꽃을 꺾거나,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다 와 경만 씨를 화나게 했다. 경만 씨는 “일을 할 때는 집중해 주면 좋은데, 그 친구는 한계가 있더라”고 토로했다.

이런 현실에 지친 김 시인은 “안 맞으면 떠나야죠”라고, 경만 씨는 “이 친구는 한 번도 서빙 일을 제대로 해결한 적이 없다”며 눈맞춤에 나섰다. 불편한 눈맞춤 후 김 시인은 “우리들의 평화는 깨졌고, 현실만 남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경만 씨는 “3년 뒤 돈이 모이면, 푸드트럭 몰고 양로원 봉사하면서 전국 일주를 하자고 했잖아. 그 목표는 말로만 한 거야?”라고 물었다. MC들은 “그런 목표가 있었네”라며 놀랐다.

하지만 김 시인은 “넌 그 핑계로 일의 노예가 된 것 같아. 이렇게 현실만 남으면 끝까지 가기 힘들 것 같아”라고 말했고, 경만 씨는 “바쁜 시간에 낭만 즐길 여유는 나한테 아직 없다”고 답했다. 마침내 선택의 문 앞에 선 김 시인은 “우리 사이에 낭만이 사라진다면, 난 내가 가던 길로 훨훨 날아갈 거야. 그래도 되겠니?”라고 물었다.이에 경만 씨는 “너를 위해서 시를 하나 준비했다”며 자작시 ‘게으른 눈’을 낭송했다. 학교를 다녀오면 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어머니와 끝없이 밭일을 해야 했던 어린 시절을 그린 이 시는 경만 씨 어머니의 “사람의 눈처럼 게으른 것이 없단다”라는 명언과 함께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낭송을 끝낸 경만 씨는 “함께 가지 않을래?”라고 물었고, 김 시인은 단번에 제안을 수락했다. MC 이상민은 “이 시를 듣고 어떻게 같이 안 가”라며 감격했고, 3MC는 “‘섬집 아기’ 이후 최고의, 너무나 예상치 못한 역대급 감동이었다”며 입을 모았다.

‘아이콘택트’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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