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황정민 출연작 '교섭' 요르단 대신 국내 촬영 먼저
하정우·주지훈 '피랍' 모로코 촬영 잠정 연기
마동석 '범죄도시2'도 국내 촬영
배우 송중기(왼쪽부터 시계방향), 이희준, 현빈, 하정우, 주지훈, 마동석./ 사진=텐아시아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영화 제작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해외 촬영이 계획 된 영화들은 크랭크인을 미뤘고, 이미 찍고 있던 영화들도 모든 일정이 스톱 됐다.

오늘(24일) 오전 범죄 스릴러 영화 '보고타'(김성제 감독, 영화사 수박 제작)의 주연 배우 송중기가 인천 국제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송중기 소속사 하이스토리디앤씨는 "송중기는 현재 건강에 이상이 없다. 다만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배우 이희준을 비롯한 일부 제작진도 촬영을 중단하고 서둘러 귀국했다. 이희준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도 "이희준이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건강에 별다른 이상은 없으며 정부 방침에 따라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배급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은 지난 20일 "콜롬비아에서 촬영을 진행 중인 '보고타' 팀이 안전을 위해 귀국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알렸다. 이는 유럽, 남미 등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추세에 긴급하게 내린 결정이다.

'보고타'는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로 1990년대 콜롬비아로 이민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범죄 스릴러다. 송중기와 이희준이 주연을 맡았고 '소수의견'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90% 이상 콜롬비아 보고타 지역에서 로케이션으로 펼쳐진다. 지난 1월 현지에서 크랭크 인 했고, 최근까지 약 40% 정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급사에 따르면 귀국한 '보고타'의 배우와 스태프는 정부의 안전 지침을 바탕으로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한국 내 촬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대한의 손실을 막기 위한 차선책이다.

현빈과 황정민이 출연하는 영화 '교섭'도 요르단 촬영 계획을 일단 접고 국내 촬영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교섭'은 중동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한국인 인질을 구하고자 낯선 땅에서 분투하는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 이야기다. 이미 선발대가 현지에 도착해 촬영을 준비했으나, 요르단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해 차질이 생겼다.

하정우과 주지훈이 주연을 맡은 '피랍' 또한 3월 말로 계획했던 모로코 촬영을 잠정 연기했다. '피랍'은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외교관이 납치되면서 벌어진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끝까지 간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 주지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피랍'의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월 초 베트남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던 '범죄도시2'도 일정이 막혔다. 지난달 29일 베트남 정부가 한국인에 대해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기로 하면서다. '범죄도시2'는 2017년 개봉해 688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의 후속편으로, 주역인 마동석을 비롯해 손석구, 최귀화, 음문석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 역시 해외 로케 대신 국내 촬영을 먼저 계획중이다.

해외 로케를 계획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제작비가 200억 원 가까이 투입되는 대작이다. 촬영이 계속해서 지연되면 제작비가 상승하며, 출연 배우들의 스케줄도 꼬여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현재 코로나19의 여파로 개봉을 미룬 영화들과 맞물려, 개봉 시기를 가늠하기도 어려워진다. 관계자들이 사상 초유의 사태를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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