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홍혜걸 의학칼럼니스트가 출연한다는 것이 예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MBC ‘라디오스타’는 다음 주 방송을 홍혜걸, 윤은혜, 안현모, 이승윤이 출연하는 '니 몸 사용설명서' 특집으로 꾸민다고 예고했다.
이에 ‘라디오스타’ 시청자 게시판에는 홍혜걸의 출연을 반대한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는 상태다. 게시물을 보면 ‘국가 혼란 야기한 홍혜걸’, ‘가짜뉴스 생산자의 출연 반대’, ‘홍혜걸이 나오면 다시는 라스 안 본다’ 등의 글이 빼곡한 상황이다.
홍혜걸에 대한 여론이 이처럼 돌아선 것은 ‘엉터리 진단키트’ 논란 때문이다. 앞서 홍혜걸은 미국 공화당의 마크 그린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국내 진단키트 검사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1일 마크 그린 위원은 관리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FDA가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적절하지 않고 비상용으로라도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며 “한국 진단키트는 항체(면역글로불린, Ig) 한 가지에만 검사하지만 미국의 진단키트는 2개의 항체를 검사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홍혜걸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핵심은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서 미흡하다는 것"이라며 ”국내 확진 검사의 정확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판”이라고 적었다.
홍 씨 등의 주장 이후 국내 진단검사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자 보건당국이 해명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우리나라는 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법(RT-PCR)에 의한 검사법으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 중”이라며 “미국 의회에서 언급된 내용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항체 검사법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식약처 역시 “(그린 의원이 지적한) 혈청검사 방법은 국내 긴급 승인돼 사용 중인 제품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후 홍혜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 왜곡된 사실을 검증하지 않고 퍼 와서 한국의 진단키트가 잘못됐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만든 주범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한 누리꾼은 홍혜걸의 페이스북에 “(홍 씨의 글로 인해) 미국에서 승인도 못 받은 엉터리 진단키트를 정부가 쓰고 있다는 주장이 난무하는데 이런 상황을 예상 못 했나?"라고 썼다.
비슷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홍혜걸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한 번도 우리 키트가 엉터리라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억울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의사 출신 미국 공화당 의원(마크 그린)의 멘트가 나왔는데 언론이 침묵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나는 지금도 우리나라 키트는 훌륭하다고 믿는다"면서 "90점이 100점이 되면 더욱 좋은 일 아니겠는가. 이번 논란을 통해 만에 하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개선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MBC ‘라디오스타’에 홍혜걸의 출연이 예고되면서 다시 논란에 점화되는 모양새다. '라스' 녹화는 지난 18일에 이미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혜걸의 출연을 반대한다는 글이 시청자 게시판을 뒤덮은 상황이 제작진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송을 통해 홍 씨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자신에게 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한편 홍혜걸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을 거쳐 동 대학원에서 예방의학(역학)을 전공해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하다 다쳐 1년 만에 의병 제대 후 중앙일보에 입사해 국내 최초의 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중앙일보를 나온 이후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현재 공중파 및 종편 등의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TV조선 '아내의 맛'에 아내 여예스더와 함께 출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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