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딸을 가진 엄마로써 많이 공감하고 울었어요. 좋은 메시지를 가진 작품입니다.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낀 깨달음과 교훈을 함께 나누고 싶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배우 김태희가 18일 오후 2시 CJ ENM센터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이하 ‘하바마’)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표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하바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 분)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다. tvN ‘오 나의 귀신님’을 연출한 유제원 감독과 KBS2 ‘고백부부’를 집필한 권혜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유 감독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두 가지가 좋았다. 첫 번째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런 이야기들을 심각하게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오 나의 귀신님’과의 차별점을 묻자 유 감독은 “‘하바마’에는 악귀가 없다. 그리고 귀신이 빙의하게 돼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오 나의 귀신님’과 달리 환생 스토리를 다룬다. 여러 귀신들의 사연도 펼쳐진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유리 역은 선한 에너지가 있는 분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고, 그런 느낌이 김태희 씨와 잘 맞았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에 눈빛에도 진정성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이어 유 감독은 “이규형 씨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인물의 감정 균형을 잘 잡아갈 거라 믿었다. 고보결 씨는 사람이나 상황을 바라 보는 눈빛에 힘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태희는 “만삭의 몸으로 죽어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에 머무는 5년차 엄마 귀신”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차유리가 김태희라고 생각하며 접근했다. 내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말투를 쓰는지 더 관찰하고 고민해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와 닮은점을 묻자 김태희는 “단순하고 먹을 거 좋아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태도가 비슷하다. 다른점은 나는 좋고 싫고가 분명하지만 겉으로는 표현을 자제하고 억누르는 성격인데 유리는 다 표출한다. 화가 나면 버럭하고 그때그때 표현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나도 유리처럼 표현하며 살아도 되겠구나’ 느끼면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웃었다.김태희는 2017년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와 결혼해 그 해 첫째 딸을 품에 안았고 지난 9월에는 둘째 딸을 출산했다. 김태희는 같은 엄마로서 공감하는 포인트가 많다고 했다. 그는 “아이를 조금만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이승에 남아있는 엄마의 마음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며 “아이 엄마로서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지 않나. 죽은 귀신 엄마 역할을 맡아보니 아이를 만질 수 있고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혔다. 김태희는 “이규형 씨와 조개구이 먹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불이 확 타올라 잔머리가 다 탔다. 둘이 너무 즐겁게 연기하느라 타는 줄도 몰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규형도 “나도 김태희 씨 머리카락이 탄 줄 몰랐는데 갑자기 오징어 굽는 냄새가 나더라. 급하게 촬영을 잠시 멈추고 머리를 정리했다”며 웃었다.

김태희는 “이규형 씨는 일상적이고 간단한 대사 하나도 디테일하게 표현하더라. 덕분에 큰 도움을 받으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규형은 “처음 김태희 씨를 봤을 때는 불편했다. 사람인지 여신인지 모르겠어서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 웃으며 “(김태희 씨가)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줘서 한결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고보결과의 호흡을 묻자 이규형은 “특유의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빛이 있다. 정확하게 설명은 못하겠는데 내 생각과 마음이 읽히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에 고보결은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어 이규형은 “나는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좋아한다. 그걸 보는 순간만큼은 행복해지고 살아가는 힘을 얻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연기하는 조강화라는 인물은 코미디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내의 사별을 겪은 인물이라 감정신이 많다. 그런 균형을 적절히 잡아가는 게 조금 어려웠다”고 말했다.

고보결은 절망하던 조강화에게 찾아온 두 번째 가족 오민정을 연기한다. 그는 “드라마 ‘고백부부’ 후에 위로를 얻었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직업에 대한 뿌듯함도 느꼈고 드라마가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궁금하던 찰나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영광”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고보결은 극중 캐릭터인 오민정에 대해 “너무 솔직해서 사람들을 당황시킬 정도로 당돌하다. 그러나 이면에는 감쳐진 고민들이나 배려, 사랑들이 숨어있다. 보이는 것보다 감춰진 감정들이 더 많아 회차를 거듭할수록 벗겨지는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태희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고보결은 “김태희 언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예쁜 분은 처음이다. 그런데 마음은 더 예쁘다”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몸을 던져 코믹 연기를 하시더라. 거기에 또 한 번 놀랐다”고 웃었다.

김태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의도치 않게 긴 공백을 가졌다”면서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김태희는 “매 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는데 정말 중요한 장면들이다. 인물 각자의 심정을 내레이션으로 들려준다. 그 부분을 꼭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바이, 마마’는 오는 22일 오후 9시에 첫 회가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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