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불법 쓰레기 투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 세금 고액체납자. 코미디언 김구라가 JTBC 예능프로그램 ‘막나가쇼’를 통해 만나러 간 이들이다.

지난해 11월 방송을 시작한 ‘막나가쇼’는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사람과 현장,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취재하는 프로그램이다. 김구라는 코너 ‘와이(WHY?) 왜구랴’를 맡았다. 스튜디오 안에서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VCR을 보며 진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야외로 나가 발로 뛴다. 그동안 SBS ‘동상이몽2’, MBC ‘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등 줄곧 스튜디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사실 김구라는 야외에서도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예능인 중 하나다. 야외에서는 거침 없는 발언과 더불어 ‘집요함’까지 빛을 발한다.김구라의 통쾌한 한마디와 집요함을 제대로 버무린 예능이 바로 ‘막나가쇼’이다. 그는 파일럿으로 시작한 ‘막나가쇼’의 첫 회에서 일본을 방문해 혐한 망언을 쏟아내는 방송인 3인을 만나러 갔다. 역사를 왜곡하며 잘못된 발언을 일삼는 사쿠라이 요시코·햐쿠타 나오키·다케다 쓰네야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직접 찾아 나섰다. 낮부터 밤까지 길거리에서 기다리고 그들을 뒤쫓으며 현장에 뛰어드는 등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에 있는 쇼트트랙 선수 안톤 오노의 집을 방문하거나, 뉴욕의 타임 스퀘어에서 효순·미선 양을 추모하는 시위에 참가했던 김구라의 과거 모습이 겹친다.

이후에도 김구라는 ‘막나가쇼’에서 일본산 수산물이 실린 활어차를 추적하며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실태를 파헤쳤다. 자사고 폐지에 따른 대치동 사교육의 실태를 폭로했고, 정치 이슈를 묻기 위해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을 만나러 천막당사도 찾았다. 또한 낙동강 인근의 의성 ‘쓰레기 산’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이 과정에 김구라는 의연함과 집요함으로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취지를 살렸다. 자신을 반기지 않는 이들을 집요하게 쫓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고,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져도 흔들리지 않는 표정으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았다.지난 28일 방송된 ‘막나가쇼’에서는 고액체납자의 가택 수사와 세금 사용 논란의 현장을 보여줬다. 김구라는 인천시청 납세 협력 담당팀과 세금 징수를 피하려 편법을 벌인 체납자의 집을 찾았다. “세금 낼 돈이 없다”는 체납자 앞에서도 쉽게 동요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질문을 던지며 갈증을 해소했다.

아울러 김구라는 이날 방송에서 서울 곳곳의 세금 사용 논란의 중심에 선 현장도 찾았다. 세금 2억 원을 투자해 만든 종로구에 있는 ‘돈의 문 터’에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도로를 가리는 조형물의 벽으로 인해 차량이 우회전을 할 때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짚었다. 더 큰 문제는 철거 예상 비용이 19억 원으로 설치 비용보다 약 10배가 더 든다는 것이었다. 김구라는 “세금이 많이 허비된 것 같다”는 시민들의 안타까운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새로운 정보를 제공했다.

지난해 김구라는 “지상파 3사의 연말 시상식이 이제는 변할 때가 됐다”는 소신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시상식의 남자’라는 애칭을 얻었다. 해가 바뀌면서 김구라는 스스로도 ‘변화’를 꾀했다. 스튜디오가 아니라 거리로 나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