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개막한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내일 폐막한다. 장진, 류현경의 진행으로 치뤄질 폐막식과, 하라다 마사토 감독의 를 폐막작으로 9일간의 축제는 모두 마무리 된다.
2011년은 BIFF에 있어 여러모로 상징적인 해였고, 도전의 해였다.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은 지난 15년간 영화제의 얼굴이었던 김동호에서 이용관으로 바뀌었고, 숙원사업이었던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이 처음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남포동과 자갈치로 대표되던 오랜 부산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고 해운대 바다와 대규모 백화점의 숲 속에 둘러싸인 신도시 영화제로 변모했다. 이자벨 위페르가 “내 생애 가장 긴 레드카펫이었다”고 감탄한 개막식 레드카펫은 수영만이 아니라 영화의 전당 중심에 깔렸고, 여전히 여배우들의 드레스는 노출수위부터 스타일 체크까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달고도 쓴 캔디였다.
영화의 전당 시대가 열어갈 미래
개막일에 맞추어 급히 마무리된 흔적이 여기 저기 발견되는 영화의 전당은 아직 100%의 활용도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호텔 등에서 진행되던 각종 클래스와 부대 행사들의 집중도와 참여도에 있어서는 그 효용이 분명했다. 또한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상영관 그리고 영화의 전당을 순환하는 관객용 셔틀버스는 10분 단위로 운행되며 편리하고 무리 없는 동선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를 비롯해 몇몇 상영 사고와 함께 조니 토 감독처럼 갑작스럽게 부산행을 취소 하는 게스트도 있었다. 물론 의 유아인과 김윤석, 의 장근석과 의 로건 레먼, 의 금성무, 탕웨이, 의 양자경 등 곧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배우들의 부산행과 함께 프로모션 효과를 톡톡히 챙겼다.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은 영화제 내내 마스터 클래스의 마스터들을 에스코트하고 관객들에게 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등 여전한 존재감을 느끼게 했다.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 누군가에게 BIFF는 어느덧 노회한 영화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나이 겨우 열여섯, 이제 막 제대로 된 이름을 획득하고, 생애 첫 보금자리를 지은 이 홍안의 영화제는 이제 다가올 성인의 날들에 대한 꿈으로 부풀어있다. 9일 간의 ‘스위트 식스틴’ 파티는 이렇게 끝났고 동시에 이제 어리광이 허용되지 않는 내년이 시작된다. 열일곱이 된 BIFF가 직접 잡은 운전대는 내년엔 어떤 질주를 보여주게 될까.
글. 부산=백은하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