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번에 대박.” 광주 예선에서 시원한 목청의 김영일과 섬세한 감성 표현을 들려준 임성현, 김광석의 재림을 본 듯한 최영진 등 주목할 만한 합격자들을 만난 휘성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방송인 유승엽과 MBC 에 도전했던 정다희, 심사위원들이 보고 놀랄 정도의 인지도를 지닌 칸 등 실력보다는 화제성이 있는 인물들을 몰아넣은 때문인지 지난주 방송에서 1회의 손예림, 2회의 신지수만큼 강렬한 인상과 실력의 참가자를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여전히 예선은 웬만한 오디션 프로그램 본선 무대를 능가하는 포만감을 준다. 본선 심사위원 3명이 총출동한 뉴욕 예선에서는 겁 없는 열여섯 소녀 김유나와 큐트한 남성 듀오 팻 듀오, 윤종신의 극찬을 끌어낸 남녀 듀오 투개월이 등장했고, 대전, 대구 예선에서는 임신 9개월 주부 전성진과 버클리 음대를 꿈꾸는 여고생 경지애가 독설가 이승철의 호평을 끌어냈다. “정말 가관이었”던(김완선)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퀄리티와 뎁스를 보여준 지난 방송에서 다섯 명의 주요 참가자를 골라 평가해보았다.

전성진
강명석
아이를 가져서인지 음정도 불안하고 힘도 다소 약하지만 무슨 상관. 박정현의 노래에서 박정현을 지웠다. 노래를 드라마틱하게 부르는 방법을 안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이기고 슈퍼위크를 통과하면 TOP 10에서는 주부의 도전기를 만들어내며 다크호스가 될 수도.
최지은
‘두 개의 심장’의 힘일까. 난해한 레퍼토리를 편안하게 소화하는 대범함이 매력 있다. 그런데 혹시 지금쯤 산후조리중?
위근우
지난 시즌 마지막 회에서 허각에게 99점을 준 이후 이승철의 평가에 인플레가 붙은 느낌. 고음과 폐활량은 타고났지만 소름은, 글쎄.
이지혜
오래 전 성악을 공부한 듯한 창법은 안정적이지만 임신 9개월이라는 드라마를 넘어서는 개성이 보이진 않는다.
김희주
청아하면서 유려한 음색으로 태교했을 뱃속의 아이가 부럽구나. 단, 이승철의 극찬이 과잉 같기도 한데 이건 호란의 의아한 표정에 세뇌당한 걸까.

김유나
강명석
노래대신 재롱 잔치 좀 하면 어떤가. 세상엔 뭘 해도 다 예뻐 보이는 아이도 있는 법이다. 다만 가수보다 엔터테이너로서의 재능이 더 크다. 랩에 재능이 있는 만큼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할듯. 뭐, 떨어지면 JYP 가면 되겠지. 누군들 합격 안 시키겠어.
최지은
미국인이라면 마일리 사이러스가 됐을지도 모른다. ‘깝’ 외에도 자체발광 매력이 있다. 심지어 꾸미면 훨씬 예뻐질 외모.
위근우
란 영화가 있다. 혹 JYP로 가게 된다면 조권과 그 이름의 팀을 이루면 되겠다. ‘깝’도 큰 재능이지만 그 외의 것을 못 봤다.
이지혜
실력만큼 매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참가자. 조권의 농익은 ‘깝’보다 강력한 천진난만 ‘깝’의 세계를 열었다.
김희주
호불호를 개의치 않는 치기어린 태도가 밉기보다 귀여운 신기한 캐릭터. 합격을 두고 배수진을 치지 않는 영리함까지 사랑스럽다.
최영진
강명석
김광석의 창법뿐만 아니라 그 시절의 쓸쓸함까지 가져왔다. “미팅 한 번 못 해본” 약간 너드 같은 캐릭터에 묘한 자신감까지 있으니 메이크오버시 효과가 클 듯. 다만 슈퍼위크의 다양한 미션을 통과하려면 자신의 감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최지은
김광석 모창이든 뭐든 고맙다. ‘그’가 아니란 걸 알아도 절로 눈물이 고이게 하는 목소리. SK 텔레콤은 이 청년을 주시하라.
위근우
이번 무대만으로 따지면 K 5개가 아깝지 않다. 하지만 강승윤처럼 마이클 잭슨을 소화할 수 있을까.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크다.
이지혜
‘올드 소울’이 있는 건 확실하다. 다만 김광석의 것이 아닌 노래를 부를 때도 그 소울이 발휘될 수 있을까?
김희주
첫인상으로는 아무 것도 안 궁금했지만 노래를 듣고 나니 있는지 없는지 모를 사연까지 캐묻고 싶게 만드는, 노래로 서사를 만들어 내는 재능.

투개월
강명석
버전 커플 같은 느낌! 아직 톤 외에는 보완할 점이 많은 여자와 달리 남자는 이미 여자의 노래까지 계산해 자신의 능력을 조절할 줄 안다. 촌스러운 패션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어색하지만 풋풋한 둘의 케미스트리를 유지하면 강력한 지지층이 생길 듯.
최지은
‘개성 있는 보이스 수집가’ 윤종신의 레이더에 들어올 만하다. 약간 어색하고 촌스러운 것도 매력인 십대 버전 클래지콰이.
위근우
장재인, 김지수가 한 팀으로 응모하는 것 같다. 자미로콰이를 그토록 뻣뻣하게 부르는 어색함만 극복한다면 TOP 4도 꿈은 아니다.
이지혜
심사위원들이 지적한 촌스러움이 오히려 매력. 세련되게 변신하면 배신감이 들듯. 초기 브로콜리 너마저와 같은 청량감이 있다.
김희주
엄마 미소를 부르는 풋풋함으로 잽을 날리더니 곧바로 훅을 날린 두 남녀. 앞으로 메이크오버와 무대 매너까지 더해지면 바로 사기캐릭터 탄생?

김영일
강명석
노래 부르다 슈퍼맨처럼 하늘로 날아가도 놀라지 않겠다. 합격하고 만세를 부르는 목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힘이 있고, 목소리가 제대로 뚫렸는지 알 수 있다. ‘R&B적’인 느낌을 넣는 방법도 안다. 제작진이 아마 전 소속사 대표 ‘깡통 매니저’를 섭외해 드라마를 만들지 않을까.
최지은
시즌 3의 허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드라마, 캐릭터, 실력의 균형이 제대로 맞아떨어진다.
위근우
한 땀 한 땀 공들여 부르는 모습이 실룩이는 입술에서 드러난다. 부디 그 자세 잃지 말고 연애의 부질없음을 증명해주길. 응?
이지혜
연습생 시절을 거친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고 가수로서 타고난 재능도 있다. ‘돌아온 탕아’가 가지는 사연도 드라마틱하다.
김희주
자신의 밑바닥을 본 사람만이 손에 쥘 수 있는 강인함이 있다. 듣는 이마저 안면 근육을 움찔거리게 만드는 표정만 좀 개선하면, 모로 가도 서울로 갈 수 있을 듯.

글. 위근우 기자 eight@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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