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류승범이 가장 많이 쓴 추임새는 “그냥”, “막”이었다. 좋아하는 배우인 드니 라방에 대한 묘사는 “믿는 대로 그냥 막 가는 사람”이었고, 혼자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도 “그냥 너무 좋다”고 담백하게 내뱉었다. 젠 체하는 수식어나 느끼한 미사여구 따위는 입에 올리지도 않는 류승범식 화법은 그에 대해 익히 품고 있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졌다. “저도 얼마든지 나이스할 수 있죠. 유연할 수도 있고. 근데 솔직하고 싶은 본능도 있거든요. 그런 것이 때로는 가면을 잘 써서 넘어가지만 분명 가면을 집어치우고 싶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류승범은 언제나 본능, 직관, 야생의 연기자다. 또한 등장부터 이전에는 없었던 배우였던 그는 패셔니스타라는 “껍데기”로 불리는 동시에 힙한 파티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DJ로, 늘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유목민이다.

“전 아직 정착하지 못하는 어떤 과정 위에 있는 거 같아요. 이런 게 평생 가지 않을까 싶어요. 계속 충돌해서 깨지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그냥 그렇게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배우로서, 스타로서 이미 성공을 맛보았지만 아직도 “질풍노도”일 수 있는 류승범의 청춘 유지 비결을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4일 수상아트홀에서 배우 류승범이 아닌 DJ RYOO가 들려줄 청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글. 이지혜 sev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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